삼성의 "열린 채용"제도는 <>학력차별 요소 철폐 <>종합적인 잠재능력
평가 <>면접방식 전환으로 요약된다.

특히 개인의 현재 능력이 아닌 "잠재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채용의
관점을 바꿨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 사항.별도의 시험준비가 필요없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로 필기시험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대학교육의 파행성을 극복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취직시험 준비 때문에 지방대학등 많은 대학에서 정상적인 대학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삼성은 이번 열린 채용제도를 발표하면서 대학교육의 정상화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실제 삼성의 채용제도 전환은 타그룹의 채용제도에도 변화를 줄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대학의 "제자리 찾기"에 도움을 줄것으로 보인다.

SSAT는 이런 점에서 "열린 채용"제도의 핵심이다.

삼성은 SSAT 개발을 위해 약 2년간의 연구및 테스트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를 문제은행 형식으로 발전시켜 장기적으론 미국의 수학능력
시험같은 자격시험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업 내부적인 이유도 있다.

이우희 삼성그룹 인사팀장은 "21세기형 기업은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며 과거의 채용방식으론 이같은 인재를 구할 수 없다"고 밝혀 채용제도
변화의 불가피성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요컨대 "21세기형 인재"의 개념은 바뀌고 있으며 기존 채용제도라는 그릇
으로는 이를 담을 수 없다는 판단인 셈이다.

삼성은 또 일부 전문직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뽑기위해 "특수전문직
공채"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영상 소프트웨어 패션분야는 아예 SSAT없이 면접과 실기시험으로만
뽑는다는 것.

시험이라는 틀에 인재를 가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열린채용"제도는 물론 보완할 점도 있다.

군필자와 미필자와의 대우문제도 그중의 하나다.

현재 그룹측에선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중이다.

학력철폐를 제도화 했다지만 과연 얼마나 고졸자들이 들어올 수 있겠느냐
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반대로 중소기업의 우수 고졸인력들이 대거 빠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학력만을 이유로 기업응시기회마저 박탈됐던 응시생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대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기업
채용방식의 일대 전환점을 이룬 것만은 틀림없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