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는 1,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대형
참사로 기록될 것이다.

부실감독, 부실시공, 황금만능주의, 인명경시풍조, 도덕성상실등 총체적인
부정부패사회가 결국 삼풍붕괴로 나타났다.

대형사고는 얼어나지 않아야 하겠지만 복잡다단한 사회이다보니 또 어떤
재난이 닥쳐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불가피하게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당국은 구조대책을 신속하게 세워
조직적으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로 국민들이 믿게끔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대형사고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군.경찰.구조대.자원봉사자 등의 구조활동을
보면 제각기 우왕좌왕 주먹구구로 이루어져 수많은 생존자를 적기에 구조
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대책본부가 구조대에 필요한 구조장비 물품 등도 조달하지 못하고 허둥
대는등 민간기업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문제
이다.

사고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나도 실종자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종자 수가 200여명에서 갑자기 400여명으로 늘려 발표되는등 일관성이
없다.

정말 대책없는 대책본부로 실종자가족들을 또한번 울리는 무성의한 처사가
아닐수 없다.

삼풍 붕과사고의 원인을 놓고 항간에서는 풍수지리상 삼풍백화점자리가
68년 재개발 이전까지 수천기의 분묘가 자리잡은 묘지터로 땅에 서리가
내려 대형참사를 불렀다고도 하며 서초라는 지명도 서리풀이라고 하여
무덤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라고 한다.

잘되면 제탓, 잘못되면 조상탓으로 돌리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 든다.

요즘 생존자가 있는 곳을 알고 있다는 초능력자와 역술인들이 현장에 몰려
들어 여기를 파라, 저기다 하는대로 땅속을 파보면 허탕치기 일쑤라고 한다.

실종자가족들은 대책본부가 귀중한 시간을 미신과 역술로 허송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금치못하고 있다.

이들 역술인들은 어림짐작으로 여기저기 점찍어 보고 혹시 생존자가 나오면
자신의 신통력을 선전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도대체 사고현장이 망망대해도 아니고 서울도심의 일정한 건물공간인만큼
치밀하게 효율적으로 구조작업을 하면 될 것을 첨단과학시대에 미신에 너무
의존하여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첨단 과학시대에 걸맞는 재난구조대를 조직하여 어떠한 재난에도 국민들이
안심할수 있는 철저한 대책을 촉구한다.

정명순 < 성남시 중원구 중동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