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들의 두뇌게임과 숨막히는 투기전쟁등 금융계의 명암을 그린 번역
소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펀드 매니저"(김영사 전2권), "딜러"(길벗 전2권), "외환딜러"(미래사),
"은행전쟁"(여백), "월가의 영웅"(국일증권연구소), "오일딜러"(상원)가
그것.

이들 작품은 0.1초의 승부사로 불리는 딜러와 펀드 매니저들의 현장체험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큰손들의 음모, 외환범죄, 금권유착등을
생생하게 파헤쳤다.

채권 주식 신용분석 자금운용등 금융비즈니스용어와 전문지식을 폭넓게
담고 있으며 추리기법을 활용한 것이 특징.

"펀드 매니저"는 주가의 숫자놀음과 펀드 매니저의 승부세계를 살인사건과
연계시켰다.

주인공 폴은 입사한지 6개월된 햇병아리.

퇴근길에 술을 마시고 헤어진 여직원 데비가 다음날 템스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된다.

경찰이 자살로 처리하려는 가운데 그녀의 책상을 정리하던 폴은 의문의
메모를 발견하고 거액의 채권사기사건을 추적한다.

자신의 상사 해밀턴이 범인임을 알아낸 그는 오히려 데비의 살인범으로
몰리고 해밀턴에게 배운 고도의 금융기법을 역이용해 회사의 손실금을 회수
한뒤 누명을 벗으려한다.

그러나 그는 해밀턴의 함정에 빠져 말을 듣지 않으면 또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날것이라는 협박을 받는다.

"딜러"는 투자금융회사 채권세일즈맨들의 애환을 통해 월가의 탐욕과
비리를 해부한 것.

34세에 채권판매왕이 된 시드니는 9개월후 400만달러의 주식을 퇴직금으로
받게돼 있다.

재기발랄한 신입사원 에그스가 옆자리로 배치되면서 그의 인생은 변화의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몇번에 걸쳐 무리한 채권딜링이 진행되면서 경영진과 딜러들의 갈등이 심화
되는데 갑자기 에그스가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운이 걸린 고액거래를 앞두고 회사는 시드니를 영업본부장으로 발령,
족쇄를 채운다.

갈등에 빠진 그에게 에그스가 홀연히 나타나 기발한 제안을 하면서 극적
반전이 거듭된다.

"외환딜러"는 미모의 여성 딜러가 국제적인 금융범죄의 배후를 추적하는
내용.

사라는 영국 중앙은행총재로부터 미국계 인터콘티넬탈은행의 부정거래
수사를 의뢰받고 그 은행에 딜러로 위장취업한다.

외환거래실의 행적을 탐색하던 사라는 범죄에 개입된 인물들을 밝혀내
보고하지만 아무런 사후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

수사의 배후에는 영국정보기관의 마약수사국장 바트롭이 있고 그의 목표는
마피아 거물 피에리를 사로잡는 것.

위기를 느낀 마피아는 사라의 연인과 친구를 살해하고 그녀에게도 죽음의
촉수를 뻗쳐온다.

"은행전쟁"은 은행간의 인수 합병을 소재로 하고 있다.

부실채권회수 압박을 받은 한 지점장이 과로사하자 은행장은 경영부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합병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생명을 건 승부와 은행수뇌들간의 물밑 경쟁, 냉혹한 조직
논리와 인간적인 갈등등이 숨막히게 전개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