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강도높은 조정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 조정이 얼마나 이어질까에 모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난 1일의 외국인투자한도확대를 계기로 급한 오름세를
타다가 최근 1주일여 옆걸음을 걸으며 숨고르기를 하면서 큰장세를
예고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돌연 25일부터 이틀 연속 큰 폭으로 내림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3일 977.2 9포인트로 정점을 기록한 뒤 26일의
945.9 9포인트로 10여일새 30포인트이상 하락했다.

5월말의 바닥권에서 1백20포인트정도 상승한 뒤 25%가까이 급한
내림세를 보인 셈이다.

거래량도 14일 8천5백만주를 넘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5천만주
정도로 활발한 모양새를 보이다가 최근 이틀간 4천만주이하로 떨어졌다.

7월초부터 8천억원이상 늘었던 고객예탁금도 최근 5일간 1천억원가량
빠졌다.

이같은 시장변화를 두고 증시전문가들은 "기본적인 수급상황개선에도
불구하고 대기성매물조차 소화할 능력이 없는 수요기반의 취약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진투자증권의 유인채전무는 "급격한 주가상승에 대한 조정은 불가피
하다고 예상했으나 최근의 급격한 주가하락은 매수세력의 공동화( air
pocket )현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이는 7월이후의 주가상승이 기본적인 수요확충없이 이뤄졌다는
분석으로 뒷받침된다.

최근의 주가상승은 개인투자자들의 추자자금이 신규로 유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1조원가까운 매수세와 그에 상당한 국내기관투자가
들의 매도세가 밀고당기며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도주부재로 신규자금투입없이 기존의 자금과
당일매매허용을 이용한 신용융자에만 치중하고 있어 상승장세를
받쳐 줄 수요기반이 허약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예탁금감소도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있는 외국인들이 국내주식투자를
일단락지으면서 순매수폭을 줄여가고 있는 가운데 편입종목의 교체매매를
서두르고 있는 국내기관투자가들이 매도자금을 빼내 단기운용쪽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의 거래규모가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진 25일에 급격히 늘어난데서도
이같은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매수기반이 확충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대우증권의 유근성투자분석부장은 "최근 금융실명제등 개혁조치의
보완여부를 둘러싼 정부.여당간의 갈등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반기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요인들중 하나인 금융소득종합
과세문제가 여당의 주장대로 본래안에서 당당히 후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금을 피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던 뭉칫돈이 증시문턱에서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초 경기과열과 금융긴축여부를 둘러싸고 정부내부에서
벌어지면서 주가를 빠뜨렸던 정책난맥상이 또 다시 증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원성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상장기업들의 금년상반기영업실적확정치가 발표되는
다음달 15일께를 전후해서 주식시장은 본격적인 상승을 시도하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유전무는 "이미 추정치가 공개돼 영업실적호전이 주가에 상당히
반영됐지만 확정치가 발표되면 주식시장에 다시 신선한 재료로 받아
들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