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극장가에 외화대작들의 막바지 흥행경쟁이 뜨겁다.

한국영화가 더위에 맥도 못추는 것과는 달리 할리우드화제작을 비롯한
외국영화들의 스크린공략은 갈수록 기세를 높이고 있다.

이달 개봉될 외화는 줄잡아 10여편.

"언더씨즈2" "나이트워치" "아폴로13"이 5일 상영되는데 이어
"구름속의 산책" "프리윌리2" "화평본위" "크림슨 타이드" "체이서"
"맬리시우스" "백조공주" 등이 잇따라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대부분 액션과 스릴러.

여름대목을 겨냥한 야심작들이다.

"언더씨즈2"와 "나이트워치"는 인공위성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액션물.

"언더씨즈2"은 편집광적인 과학자가 로키산맥을 지나는 미국의
초호화판 열차를 탈취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열차안을 컴퓨터센터로 만들어 대량살상용 인공위성까지 손에
넣은뒤 워싱턴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며 10억달러를 요구한다.

이를 응징하는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의 활약이 박진감있게 펼쳐진다.

"나이트워치"에는 북한이 구소련을 대신해 국제악역으로 나온다.

제5대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피어스 브로스난이 도난당한 렘브란트
그림의 행방을 좇다가 가공할 국제범죄와 맞닥뜨린다.

북한이 전세계의 정보망을 교란시킬수있는 인공위성을 홍콩앞바다에서
발사할 음모를 꾸미고 있는것.

스릴 넘치는 추격전이 007시리즈를 방불케 한다.

"크림슨 타이드"는 러시아의 수구세력이 핵미사일로 세계를 장악하려
하자 이에 맞서 미국의 핵잠수함 알라바마호가 출동하면서 시작된다.

적의 어뢰공격을 가까스로 피한 미해군이 본국으로부터 핵미사일
발사명령을 전달받던중 통신장비가 고장난다.

직권으로 발사명령을 내리는 함장과 3차대전을 우려해 항명하는
부함장의 파워게임이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진 해크만과 덴젤 워싱턴이 열연한다.

"구름속의 산책"은 키이누 리브스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로맨틱
드라마.

2차대전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애정없는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초콜릿장사에 나섰다가 한 여인을 만난다.

그는 임신한 몸으로 곤경에 처한 그녀를 위해 하루만 남편노릇을
해주기로 한다.

엄격한 포도농장 주인인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냉대를 받으면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맛본 그는 차츰 진실한 사랑에 눈뜬다.

새벽안개속의 포도밭과 수확철의 축제모습등 영상미가 돋보인다.

"프리윌리2"는 고래와 소년의 우정을 그린 가족영화.

유조선 좌초로 오염된 바다에서 고래를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소년 제시(제이슨 제임스 릭터)의 애정이 눈물겹다.

주윤발주연의 홍콩액션물 "화평본위"와 디즈니의 아성에 도전하는
콜롬비아사의 애니메이션 "백조호수"도 눈길을 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