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원을 VIP로 모십니다''

경주 보문단지내 특1급호텔인 콩코드호텔 노동조합이 전국의 노동조합원
및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숙박료할인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동조합원 신분의 근로자와 가족들이 콩코드호텔을 이용할 경우
특급호텔 회원권에 준하는 각종 우대조치를 받을 수 있다.

"정나누기 캠페인"으로 명명된 노조측의 서비스개선 활동은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곧 경주시내 전호텔로 확산될 움직임까지 보이고있다.

콩코드호텔 노동조합은 지난 7월중순 "노동조합원 우대쿠폰" 2만장을
발행, 전국 노동조합에 배포한후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달 4일
18만장을 추가로 발송했다.

쿠폰을 지참한 고객에겐 숙박료 25%할인을 포함해 호텔시설이용료 50%할인,
경주일대 무료관광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있다.

정태경노조위원장은 "그동안 호텔에서 일하면서 근로자를 VIP로 대접하는
것은 한번도 못봤다"며 "이들이 호텔이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고
이질감을 극복,편하게 쉴수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용자측도 노조의 이같은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있다.

조남립사장은 "처음 노조의 제의를 받았을 때는 다소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많은 대화를 통해 취지를 이해하게됐다"며 "고객들의 반응도
좋고 호텔매출도 늘고있다"고 밝혔다.

호텔측은 노조의 아이디어가 호텔홍보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판단아래
앞으로는 정식 호텔운영시책으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경주일대 관광안내는 노조 간부들이 직접 나서고있다.

지난 두달간 여행전문가이드로부터 교육을 받은 전임간부들은 경주를
제대로 알리고 편안한 관광을 돕기위해 무료안내활동을 벌이고있다.

지난 6월27일 이호텔을 이용한 이필곤씨(동일마라톤 노조사무장)는
"여러차례 여행을 다녀봤지만 이처럼 친절한 서비스는 처음 받아봤다"며
"올가을에는 전가족들과 함께 경주관광을 할 생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과거와 달라진 노사관계도 콩코드호텔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이호텔 노사관계는 지난 93년까지 4년연속 파업이 발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90년엔 한달동안 장기파업에 돌입하는 바람에 호텔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러 손님들 발길이 끊어지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은 2년연속 무쟁의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끝났다.

노사양측의 의식도 많이 바뀌었다.

이상문노조부위원장은 "노사대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서비스개선이나
고객만족경영은 무의미했다.

손님이 속속 떨어져나가는 양상을 지켜보며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이번 정나누기캠페인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콩코드호텔의 캠페인이 호응을 얻으면서 경주시내 9개호텔의 노동조합들도
내년5월부터 동참키로 의견을 모았다.

경주호텔노련은 또 각종 세미나와 근로자교육등 노사관련행사들을 적극
유치,경주관광을 통해 노사협력의식을 도모할수있도록 제반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경주시민들은 요즘 "노사협력의 메카"로서 고도경주에 대해 새로운 기대를
걸고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