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150) 제6부 진가경도 죽고 임여해도 죽고 (12)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권이 가진의 마음을 미리 알아차리고 선수를 쳤다.
가진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예,대감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입니다"
대권은 실눈을 뜨며 선심을 쓰는 듯이 말했다.
"일이 되려니까 마침 좋은 자리 하나가 비어있군요.
삼백명 정원인 용금위에 두명이 비어 있었는데, 어제 양양후의 셋째 동생
되는 분이 나에게 찾아와서 용금위에 넣어달라고 부탁하면서 글쎄 천오백냥
을 슬쩍 내미는게 아닙니까"
대권은 천오백냥이라는 말에 은근히 힘을 주었다.
눈치 빠른 가진이 대권의 속셈을 모르는바 아니었다.
천오백냥이라?
그만한 돈 정도는 아들의 벼슬을 위하여 쓸수 있지.
"그래 어떻게 되었습니까?"
"양양후와 우리 가문은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는 관계가 아닙니까.
그 댁 어른의 면목을 봐서라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러면서 돈을 받아먹어?
가진은 속으로 대권을 업신여기면서도 짐짓 초조한 척하며 물었다.
"그래 한 자리는 아직 남아 있다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만."
대권이 말에 뜸을 들였다.
가진이 이제는 정말 초조해졌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그 자리는 얼마전에 영흥절도사 뚱뚱보 풍씨가 찾아와서 자기 아들에게
주었으면 하고 부탁을 했습니다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아직 확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대권이 이렇게 말을 흘리는 것은 남은 한 자리를 얼른 돈을 내고
차지하라는 암시인 셈이었다.
"그거 다행입니다.
그 자리는 저의 아들에게 주시도록 하시지요.
저희도 양양후 댁처럼."
천오백냥 운운하려다가 가진이 입을 다물었다.
"정 그러시겠다면 아드님의 이력서를 한장 써서 가져오십시오.
지금 당장 말입니다"
가진이 사람을 시켜 가용의 이력서를 빨리 써오게 하였다.
얼마 안 있어 하인이 가용의 이력서를 들고 와 가진에게 주고 가진이
그것을 받아 대권에게 넘겨주었다.
그 이력서에는 가용 이외에 가용의 증조부 가대화와 조부 가경, 부친
가진의 신상명세까지 적혀 있었다.
대권은 그 이력서를 대강 읽어보고 난후 부하에게 말했다.
"돌아가서 이 이력서를 호부 당관(당관:요즈음 장관에 해당) 조대감에게
드려라.
그리고 내 부탁이라면서 5품 용금위 임명장을 내달라고 하고, 등록부에는
이 이력서대로 적어놓으라고 하여라.
그러면 내가 직접 돈을 가지고 받으러 가겠다고.
알았지?"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6일자).
가진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예,대감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입니다"
대권은 실눈을 뜨며 선심을 쓰는 듯이 말했다.
"일이 되려니까 마침 좋은 자리 하나가 비어있군요.
삼백명 정원인 용금위에 두명이 비어 있었는데, 어제 양양후의 셋째 동생
되는 분이 나에게 찾아와서 용금위에 넣어달라고 부탁하면서 글쎄 천오백냥
을 슬쩍 내미는게 아닙니까"
대권은 천오백냥이라는 말에 은근히 힘을 주었다.
눈치 빠른 가진이 대권의 속셈을 모르는바 아니었다.
천오백냥이라?
그만한 돈 정도는 아들의 벼슬을 위하여 쓸수 있지.
"그래 어떻게 되었습니까?"
"양양후와 우리 가문은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는 관계가 아닙니까.
그 댁 어른의 면목을 봐서라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러면서 돈을 받아먹어?
가진은 속으로 대권을 업신여기면서도 짐짓 초조한 척하며 물었다.
"그래 한 자리는 아직 남아 있다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만."
대권이 말에 뜸을 들였다.
가진이 이제는 정말 초조해졌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그 자리는 얼마전에 영흥절도사 뚱뚱보 풍씨가 찾아와서 자기 아들에게
주었으면 하고 부탁을 했습니다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아직 확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대권이 이렇게 말을 흘리는 것은 남은 한 자리를 얼른 돈을 내고
차지하라는 암시인 셈이었다.
"그거 다행입니다.
그 자리는 저의 아들에게 주시도록 하시지요.
저희도 양양후 댁처럼."
천오백냥 운운하려다가 가진이 입을 다물었다.
"정 그러시겠다면 아드님의 이력서를 한장 써서 가져오십시오.
지금 당장 말입니다"
가진이 사람을 시켜 가용의 이력서를 빨리 써오게 하였다.
얼마 안 있어 하인이 가용의 이력서를 들고 와 가진에게 주고 가진이
그것을 받아 대권에게 넘겨주었다.
그 이력서에는 가용 이외에 가용의 증조부 가대화와 조부 가경, 부친
가진의 신상명세까지 적혀 있었다.
대권은 그 이력서를 대강 읽어보고 난후 부하에게 말했다.
"돌아가서 이 이력서를 호부 당관(당관:요즈음 장관에 해당) 조대감에게
드려라.
그리고 내 부탁이라면서 5품 용금위 임명장을 내달라고 하고, 등록부에는
이 이력서대로 적어놓으라고 하여라.
그러면 내가 직접 돈을 가지고 받으러 가겠다고.
알았지?"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