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임원들이 입사이래 처음으로 외국어 시험을 보게 됐다.

이 그룹은 12일 "외국어 실력 평가"시험을 실시키로 하고 응시대상에
전계열사 임원 150명을 포함시켰다.

이들을 포함한 간부사원 900명은 이날 오후1시30분 전국 사업장에서 동시에
시험을 치르게 된다.

효성은 지난달 18일 국내 대기업그룹 최초로 임원을 포함한 전사원 외국어
의무교육을 시작했었다.

시험과목은 영어(TOEIC) 일어(JPT) 중국어(외국어대 특별출제)중 하나.

그룹측은 이번 시험이 교육대상자의 현재 실력을 파악해 추후 평가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기본테스트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성적을 기초로 3개월코스인 매학기마다 학습진척도를 점검하겠다는
것.

성적은 공개되지 않고 인사고과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그룹 관계자는 대리 과장 승진때마다 어학시험을 통과해온 후배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게된 임원들이 이번 시험을 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존심"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의무교육 실시 방침이 발표된후 "국제화의 기본은 어학"이라며 부하들을
독려하던 임원들이 새벽같이 회사에 나와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때아닌 어학공부 열풍이 불어 퇴근후 술자리도 부쩍 줄었다고.

이번 시험에는 출장도 휴가도 허용되지 않는다.

"간부가 되면 어학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이한 사고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백영배동양나이론사장 8월 월례조회에서)는게 그룹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