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마약소비국은 미국이다.

마약상용자가 600만~1,000만명이라는 추산이다.

10년전 미국 국립마약중독연구소가 조사한 바로는 18~25세에 마약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85.7%나 되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수긍이 가는 숫자다.

그처럼 거대한 마약시장을 배경으로 남아메리카의 골롬비아에는 세계
최대의 마약(코카인)공급기지가 형성되었다.

미국 국내에서 소비되는 코카인의 80%를 공급하는 기지가 되어온 것이다.

코카인의 추출원인 코카인잎을 재배하는 지역은 안레스 3국인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에 걸쳐 있으나 수확전 코카잎은 모두 콜롬비아로
밀반입되어 코카인으로 정제된다.

콜롬비아인은 인구의 10%가량인 300만명에 어떤 형태로든 마약과 관련되어
살고 있는데다 먀약수출로 한해에 20억달러를 벌어 들인다.

주종상품인 커머보다 2배나 많은 수출고다.

코카잎의 밀반입 코카인의 밀제조와 밀수출은 자연히 대규모의 마약조직을
탄생시킬수밖에 없었다.

콜롬비아에는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2개의 마약조직이 있었다.

지난 80년에 칼루시를 거점으로 힐베르트 로드리게스와 미겔 로드리게스
형제가 결성한 칼리카르텔, 한때 마약왕으로 불렸던 파브로에스코바르가
81년에 메레인시를 거점으로 존재한 세계인 카르텔이다.

이들 조직은 그동안 마약의 대량 제조와 대외확산, 국내 정치인과 관료의
매수, 암살등 갖은 악행을 저질러 국내외로부터 준엄한 도전을 받았다.

콜롬비아의 바르코대통령은 89년 마약단속을 주장해온 갈란상원의원이
암살을 당하자 칸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했는가하면 레이건정부때 이미 마약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미국의 부시대통령도 콜롬비아정부에 무기지원을 시작
했다.

그뒤 콜롬비아정부는 칸르텔과 전쟁상태에 있어왔다.

93년 에스코바르가 경찰에 사살된뒤 칼리 칸르텔이 천하통일을 이룩했으나
삼페르 현 콜롬비아 정부의 끈질긴 칸르텔소탕작전으로 할베르토가 지난
6월 체포된데 이어 이번엔 미겔이 잡힘으로써 칸르텔시대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문제는 미국과 같은 대량마약소비국이 있는 한 또다른 칸르텔이 막대한
이익을 좇아 생겨날 것이라는 것이다.

마약의 생산지는 물론 소비지에서도 똑같은 괴멸작전이 강력히 펼쳐져야만
그 실효를 거둘수 있다는 얘기다.

마약밀수중계국에서 최종소비국으로 패턴이 바뀌어 가면서 마약관련사범이
급중하고 있는 한국에게도 강건너 불만은 아닌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