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가 정점에 다다르고 있는 국내경기를 연착륙시키는데 암초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엔저는 일본의 수출경쟁력을 회복시켜 결과적으로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제품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최근의 엔저가 어느정도 오래갈지는 불투명하지만 원고와 겹쳐 수출감소
요인으로 작용,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엔저로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산업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철강등을
꼽을수 있다.

이들 업종은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어 엔저가 장기화될 경우 대일수출은
물론 제3국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90엔에서 1백엔으로 싸질 경우
수출은 1차년도에는 2%,2차년도부터 4차년도까지는 매년 2.2%씩 감소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비싸지는데 따른 수출감소효과까지
합하면 수출타격은 적잖은 규모에 달할수 있다.

올해 수출예상치는 한국은행 1천2백28억달러, 통상산업부 1천2백50억달러,
산업연구원(KIET) 1천2백16억달러였다.

엔저로 이같은 전망치도 달라질 공산이 커졌다.

엔저는 일본제품의 수입단가가 떨어뜨려 대일수입증가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로인해 올 한해 1백억달러전후에 이를 것이라는 무역적자도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엔저의 수출감소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산부는 "연초의 엔화강세로 최근 수출이 큰폭으로 늘고 있으며 연말까지
는 그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장 엔저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엔저가 하나의 추세로 굳혀질 경우 경기가 정점을 지나 급속히
침체될 가능성도 높아 정부와 업계의 대응책마련이 시급해졌다.

무엇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안정과 금리의 하향안정이 요구된다.

원화환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와 원화의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지만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환율안정의지를 밝힘으로써 엔저로 약해질 수출
경쟁력을 받쳐줘야 한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또 금리의 지속적인 안정을 통해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고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