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업이건 세계일류가 되려면 지구촌 어디서든 세계 일류기업과의
경쟁을 피할수 없고 또 그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경쟁에서 이길수 있는 길은 궁극적으로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어떤 기업의 제품과도 겨룰수 있는 절대 우위의 품질을 확보하는
일이다.

제품의 가격에서는 후발 개도국에 밀리고 품질에서는 선진국에 밀리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기업, 한국경제의 도약은 불가능하다.

지금 국내 제조업체들은 품질혁신운동에 관심을 쏟고 세계 일류를 겨냥,
불량률 낮추기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일부 업계에서 시작된 100PPM 운동에 경제계와 정부에서 가세,
많은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PPM(parts per million)은 100만분의1을 의미한다.

100PPM 운동은 제품 100만개를 생산할 때 불량품이 100개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목표를 정해 제품생산 관련업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품질혁신
운동이다.

과거에는 제품의 불량률을 100개를 기준으로 하는 퍼센트(%)로 표시했다.

이제는 이와 차원이 다른 품질혁신 목표에 도전해야 살아남는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리가 잡혀 있는 이 운동에 우리는 뒤늦게 뛰어든
셈이다.

적당히 물건을 만들어 팔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어떤 제품을 만들든 세계 일류를 지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없는 것이다.

100PPM 운동은 구체적인 품질목표로서 제시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한개의
불량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숫자의 의미를 뛰어넘는 기업가와
근로자의 의식전환 운동으로 연결된다.

현재 100PPM 운동은 주로 협력업체인 중소 제조업체가 모기업에 납품할
때의 불량률을 기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부품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조립 완성품의 품질은 보장될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부품불량률을 줄이는 운동이 앞서야 하지만 앞으로는
100PPM 운동이 모기업의 완성품 불량률에까지 적용되어야 한다.

품질혁신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부품 제조업체인 중소기업의
우수인력확보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중소기업은 보통 인력조차 구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러한 업체가 품질혁신운동을 벌이는 데는 스스로 한계가 있다.

이 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단순히 불량률을 100만분의 100, 즉
1만분의1 이내로 줄인다는 숫자적인 의미를 뛰어 넘어 불량품여부를 판단
하는 품질기준을 높여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 기업의 수준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품질기준을 낮게
잡아 놓는다면 마치 쉬운 문제를 출제해서 합격률을 높이는 것과 다를바
없다.

대기업 또는 모기업이 품질혁신을 위해 협력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납품대금을 언제 어떻게 결제하느냐는 단계에서 품질향상을 위한 협력을
어떻게 할 것이냐로 바뀌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불량률을 줄여 궁극적
으로는 없앨수 있는 기술개발노력과 함께 근로자가 이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