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계에 사업다각화 열풍이 불고 있다.

사업다각화는 그동안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으로 추진됐으나 경영환경의
변화와 함께 중소기업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다각화는 환경 자원개발 공장자동화등 유망업종으로 집중되고 있어
중소기업 구조개편의 견인차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다각화에 적극 나선 업체로는 광신공업 금경 고려포리머 세우포리머
동일교역 신광정밀 자강등을 꼽을수 있다.

지난 77년 창업한 광신공업은 자동차부품의 도금업체로 성장해왔으나
지난해 오탁수설비업체인 한국스이레이를 창업,일본 태국등의 해외공사를
활발히 수주하고 있다.

도금조합이사장을 지낸 광신공업의 배종성사장은 도금의 폐수처리문제를
연구하다가 오탁수처리설비사업에 뛰어 들었다.

한국스이레이는 일본 오가호라 다목적댐공사의 오탁수처리공사를 8억원에
수주, 성공리에 공사를 마쳤다.

여성용 실크의류업체인 금경은 대대적인 원목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만6천ha 규모의 니카라과 원목개발권을 획득, 총
1천만달러를 투입해 제재공장을 짓고 있다.

올 10월부터 반입될 제재목은 최고급수종으로 꼽히는 마호가니가
주종이다.

금경의 이태복사장은 니카라과에 봉제공장을 운영하다 이 지역 원목의
질이 좋은 점에 착안, 원목개발사업에 참여했다.

금경은 앞으로 2~3년안에 제재목의 연간매출이 3천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학제품무역업체인 세우포리머는 80년대말 데코라인브랜드로 금속가구사업
에 진출한데이어 지난해엔 듀로브랜드로 원목가구사업에 참여했다.

오세옥사장은 가정용가구가 고광택유색가구인 하이그로시제품에서
원목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4년 창업해 20년이상 컨테이너백만을 만들어오던 고려포리머는 최근 충북
음성소재 적벽돌업체인 신한을 50억원에 인수했다.

"무지개적벽돌"브랜드로 내수판매와 함께 대만등 동남아로 수출에 나섰다.

또 이 회사는 고부가가치사업인 의약품분야에도 참여, 유전공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에이즈진단시약과 성장촉진제를 개발하고 있다.

포장자동화기계업체인 한동기계는 계열사인 한동인터내셔널을 통해
건강식품과 화장품무역에 나섰고 경동보일러는 고압세척기 공기청소기사업에
진출했다.

형광등업체인 금호전기는 공장자동화용 공압부품사업에, 침대업체인
대진침대는 침장류사업에 참여했다.

이밖에 엔지니어링플라스틱업체인 신광정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관광레저사업에, 반도체장비업체인 동일교역은 케이블TV 환경및
빙축열사업에 각각 참여했다.

농업용 필름업체인 자강은 방청필름으로 태광수지는 투광성과 내충격성이
강한 페트시트 분야에 진출했고 특장차업체인 동양기전은 중형소각로및
유리온실시스템 보급에 나섰다.

이같이 중소업들이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기존 생산품목의 성장에
한계를 느끼거나 21세기를 내다보고 유망품목으로의 사업재구축을 서두르고
있어서이다.

곽수일서울대교수는 "기업이 어느정도 성장하면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경영의 정석"이라며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요한 것은 다각화의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며 적정시점포착이 재도약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다각화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연구원의 김광희박사는 "사업다각화는 위험분산을 위해
추진되는데 오히려 다각화가 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너무 이질적인 분야보다는 기존의 사업노하우를 살릴수 있는
유관분야를 택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또 어느정도 자본축적이 된뒤에 나서야 자금압박으로 중도에 주저앉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