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경리씨(69)가 "토지"완간 1주년을 맞아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해 8월15일 원주 자택에서 "토지"의 대단원에 마침표를 찍은지
꼭 1년만이다.

박씨는 15일낮12시 신촌의 전통음식점 석란에서 열린 "토지"완간1주년
축하연에 참석,"요즘은 머릿속이 온통 원점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뿐"이라
고 운을 뗐다.

"작가의 역할은 인간과 생명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그리는 것이지요.

생명의 근원인 토지가 사람들과 함께 숨쉬면서 끝없이 살아 움직이는
것도 이같은 사랑의 모습입니다" 얼마전 방송에서 죽어가는 새끼를 보며
눈물짓는 어미물개의 모습을 보고 "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그
는 "한을 감싸고 다독거리는 것이 진정한 문학"이라고 강조했다.

민족문학의 대서사시로 일컬어지는 "토지"는 1897년 한가위로부터 19
45년 광복까지 최서희 일가의 한맺힌 삶을 담은 대하장편소설.68년 "현
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한지 25년만에 완간됐으며 올해 광복50주년을 맞아
젊은세대를 위한 새 판본으로 재출간됐다.

중앙대미대 이철주교수가 그린 컬러삽화와 부록을 추가해 현재 제1부 6
권이 나온 상태."토지"는 또 서울시립관현악단에 의해 9월5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대하 서사음악극"(연출 김철리)으로 무대에 올려
진다.

이날 축하연에는 박씨의 외동딸 김영주씨와 작가 박완서 오정희 최일남
김원일 김원우 김성동 박범신 윤흥길 최윤 신경숙 김소진 함정임 김형경씨,
평론가 정현기 김치수 황현산 김사인 권성우 우찬제씨등이 참석했다.

또 "토지"를 불역한 앙드레 파브르 파리국립동양어대학교 한국어과장(62)
과 "대하 서사음악극 토지"의 각색을 맡은 시인 이승하,작곡가 김영동,서
희역으로 출연하는 강권순(26)씨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