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천군 소리도 해상에서 14만톤급 유조선 시프린스호가 좌초,
기름이 유출된지 한달이 다 돼가는데도 효과적인 기름제거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술이 낙후된 탓도 있지만 외국의 선진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양에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기술은 물리적, 화학적, 미생물학적 방법
3가지가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등 주로 해양 선진국을 중심으로 60년대 후반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이들기술을 알아본다.

<>.물리적방법:가장 많이 쓰이는 해양유출 기름제거 기술이다.

특허동향을 보더라도 전세계에서 특허출원된 해양유출 기름제거 기술
1천여건중 90%가 물리적 방법인것으로 나타나고있다.

기름확산을 막기위해 치는 오일펜스와 해상기름을 걷어내는 오일스키머
(유회수기)그리고 기름을 묻히거나 빨아 들이는 흡착재등이 있다.

오일펜스는 파도가 높이 쳐도 기름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높이가
큰게 좋다.

사용의 편리성을 위해 길이가 수십 km까지 될 정도로 길면서도 보관이
편리한 두루말이형 같은 제품이 선진기술로 알려져 있다.

오일스키머는 벨트 디스크등 기름을 걷어내는 수단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이 장비는 파고가 3m이상 되거나 기름막이 얇으면 쓸모가 없다.

흡착재의 경우 베게나 담벽 모양등을 한 여러제품들이 나와 있으나 대량의
기름유출에는 효과가 적다.

<>.화학적방법:유처리제, 응고제, 침강제 등이 있다.

유처리제는 기름막을 작은기름방울로 만들어 분산시킨다.

기름의 표면적을 늘려 자연상태의 미생물이 기름분해를 촉진토록 하는것.
기름을 흩어지게 해 양어장등 환경민감지역에 기름이 뭉쳐서 접근하는
사고를 방지하기도 한다.

2차오염이 있다는게 문제. 응고제는 기름을 엉기게 하는 기술로 3세대까지
개발돼있다.

2세대까지는 응고된 기름이 건드리기만 해도 쪼개진게 흠이었다.

영국 BP사가 지난86년에 개발한 물질은 엉긴 기름이 충격에 강하도록
탄성을 갖도록 한 3세대 응고제이다.

2차오염이 적다는 잇점이 있으나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하고 응고시간이
길다는게 단점. 기름을 바다밑으로 가라앉게 하는 침강제는 "유물"기술로
된지 오래다.

<>.미생물학적방법:자연에서 분리한 미생물을 이용, 기름을 분해하는
기술이다.

사는 조건이 까다로운 미생물을 실제 사용할때까지 살려둘 수 있는
장기보존기술이 핵심이다.

보존기술이 뒷받침돼야 상품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생물을 기름에 의한 토양오염 처리등에 활용한 사례는 꽤있으나
해상기름을 제거하는데는 세계적으로도 연구단계에 있는 정도이다.

국내 해양연구소가 최근 개발한 미생물 이용 해양유출 기름제거기술도
해안방제를 목적으로 실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방법은 2차오염이 없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나 반대주장을 펴는 학자들도
있다.

안트로박터등의 미생물은 자기의 먹이라 할수 있는 비료와 함께 사용될때
제기능을 한다.

문제는 비료가 파도에 떠내려가면서 2차오염을 유발시킨다는데 있다.

엑슨발데스호 사고때 쓰인 이니폴EAP-22는 바로 이같은 문제를 보완한
비료로 기름에 달라붙는 특성이 있다.

미생물을 사용할 경우 암모니아가 과다하게 생성돼 생태계에 영향을 줄수
있고 분해할 수 있는 기름성분이 기껏해야 전체기름의 3-40%라는 지적도이
방법 역시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갖가지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최고의 기술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유출기름의 종류및 양, 풍속등 주변상황에 따라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양연구소가 선도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개발중인 해양유출 기름방제
지원시스템은 이같은 점에서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IS(지리정보시스템)까지 구축된 이 시스템은 전화로 사고를 접수하는
것에서부터 사고지역에서의 기름확산 시뮬레이션은 물론 상황변화에 따른
해결방안제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제업무를 컴퓨터로 지원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강성현박사는 "오일스키머나 미생물 등이
하드웨어라면 이같은 방제지원시스템은 두뇌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라며
미국에서도올해초 처음으로 연안경비대에 보급될 정도로 선진국에서도
이제 막 실용화단계에 들어선 첨단기술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