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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시론] 엔고 후퇴와 환율정책 ..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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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호 < LG경제연구소 대표이사 >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의 가치가 가파른 절하세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19일 도쿄시장에서 달러당 80엔선 아래로 내려서면서 상승의 끝이
    보이지 않을것 같던 엔화가 어느덧 달러당 100엔에 육박하고 있다.

    4월이래 넉달만에 엔화는 달러화에 비해 무려 25%의 절하율을 보인 것이다.

    달러화가치의 상승과 엔고의 급속한 후퇴의 가장 큰 이유는 일본정부가
    엔고대책을 마련한데다 달러약세를 방관하던 미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달러
    가치 무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태도변화는 엔강세 달러약세가 자국의 수입률가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칠뿐만 아니라 일본의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것이 자국에도 득이 될게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또 지난7월의 일본의 무역흑자폭이 크게 줄어든 것도 엔화약세를 부채질
    하였다.

    최근에는 침체에 빠져들듯하던 미국경제가 재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에따라 미연준의 근리인하 가능성도 후퇴하고 있어 달러화의 회복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외환전문가들은 당분간 엔.달러환율이 100엔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나 미국과 일본경제의 기본이 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
    으로 엔화강세현상이 재현되리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엔고가 크게 후퇴함에 따라 우리의 환율정책에 대한 재점검의 필요성이
    심각히 대두되고 있다.

    한때 750원대에 진입했던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최근의 달러강세를
    반영 달러당 770원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금년도에 발생한 원화의 절상이 우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외국자본이 대량유입하리라는 전망과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환율절상을 용인하리라는 예상에 크게 힘입은 것이었다.

    금년들어 원화절상추세가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은 우리와 많은 제품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엔화가 초강세를 시현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엔화가 큰폭으로 절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환율조정이 적절히 이를
    따르지 못한다면 우리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채산성악화 이에따른
    국제수지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적절한 환율조정은 거시경제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최근 우리경제의 활황세를 이끌고 있는 두축은 시설투자와 수출이다.

    시설투자의 증가세는 이미 급격한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약 수출마저 환율여건의 악화로 급속히 식게되면 경기가 급냉할 가능성이
    크며 우리경제의 연착륙이 어려워 지게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기를 좌우하게될 가장 큰 변수는 수출이며 수출을 좌우
    하게될 가장 중요한 변수중의 하나는 환율이다.

    그동안 정부가 원화절상을 용인했던 이면에는 물가안정이라는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가 있었고 이는 10%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감안할때 어느
    정도 타당한 것이었다.

    그러나 국내물가는 현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한 원화절상의 필요성이 약화된 만큼 환율정책의 초점은
    우리 수출의 경쟁력 강화와 국제수지 방어에 두어져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총통화 수위가 목표치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외환시장
    에서의 정책당국의 운신의 폭을 어느정도 넓혀줄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과거와는 달리 정책당국의 개입으로 원화환율을 좌지우지 할수는
    없다.

    환율의 움직임은 외환의 수급에 의해 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시장요인만을 고려할때 앞으로의 환율동향은 절하요인 보다 절상요인을
    더 강하게 갖고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어느정도 마무리 되었기 때문에 수입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국내로의 외국자금유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더 이상의 환율절상은 물론 우리수출의 국제경쟁력이 약화
    되지 않도록 적정환율유지를 위한 정책노력을 강화할 때가 아닌가 하는
    판단이다.

    엔화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면서 정부는 자본수지흑자대책을 포함하여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원화환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것이다.

    기업도 장기적으로는 투자조정 단기적으로는 급변하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회피전략등 엔저대비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것이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원화의 대엔화환율의 결정구도에 대한 문제점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국내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비해
    원/엔 환율은 국제외환시장에서의 엔화의 변동에 따라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무역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므로 원화가
    엔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절하될 필요가 있으나 현재의 환율결정 메카니즘하
    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대엔화환율도 제한적이나마 국내수급상황을 반연하는 환율결정구도로의
    전환을 고려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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