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영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높아지면서 한국이 세계영화계의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영화는 멀티미디어 발전과 연계,소재다양화 기술혁신 전문인력
양성등 발빠른 변신을 거듭해 최근 해외언론으로부터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집단"으로 선정됐다.

젊은 감독들의 할리우드진출이 가속화되는가 하면 해외현지법인을
세워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는 영화사도 늘고있다.

수출전략 또한 일회적인 판권판매에서 벗어나 세계배급망을 활용한
흥행수익금 배분으로 바뀌고 있다.

홍콩영화가 97년 중국귀속을 앞두고 점차 내리막길을 걷는 것과 달리
한국영화는 아시아권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면서 세계영화의 메카인
할리우드까지 넘보게된 것.

이같은 변화의 주역은 독립프로덕션과 젊은 감독들이다.

신씨네(대표 신철)는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의 영화100주년 기획특집
시리즈에서 아시아권을 대표해 "가장 주목받는 영화사"로 선정됐다.

선정이유는 신씨네를 움직이는 스탭들의 평균연령이 20대후반으로
젊고 이들의 모험과 도전이 성공함에따라 한국영화가 세대교체를
이뤘으며 컴퓨터그래픽시스템을 독자구축, 최초의 SFX영화를 만드는가
하면 영화제작에 창투회사의 금융자본을 유치하는 등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꾀했기 때문.

신씨네는 현재 영화제작뿐 아니라 미래영상산업에 대한 장기전략으로
복합소프트웨어개발을 추진중이다.

기획시대(대표 유인택)는 미국LA에 프로덕션을 차린뒤 감독을 제외한
배우 촬영진을 할리우드에서 기용하고 현지자본도 끌여들여 영화를
만든 다음 전세계에 배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캅스"의 강우석감독은 연출료 50만달러에 "미국판 투캅스"를
만들기로 하고 미국측 프로듀서 셀리 조니페(31.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영화의 출연배우로는 "펄프픽션"의 감독 틴 타란티노와 키아누
리브스, 에밀리오 에스테베스, 사뮤엘 잭슨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감독은 또 김성홍 김의석감독과 손잡고 할리우드식 감독군단인
"시네마서비스"를 설립, 세계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할리우드에 거주하는 김효천감독은 종군위안부의 실상을 다룬
"데이 신타이"(가제)를 제작키로 하고 3개 메이저영화사와 교섭중에
있다.

우리영화의 세계배급도 올들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정지영감독의 "헐리우드키드의 생애"(영화세상 제작)가 시네캐논사
배급으로 연내 미국전역의 120개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며 박철수감독의
"301.302"(박철수필름 제작)도 애로우 릴리싱사에 의해 12월1일까지
미국내 75개극장과 15개 주요도시 개봉관에서 동시상영에 들어간다.

한국영화의 이같은 위상변화는 일차적으로 젊은 영화인들의 경쟁력
강화노력에 따른 결과지만 문화전쟁시대에 영상산업의 고부가전략모델을
제시한 것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