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164) 제6부 진가경도 죽고 임여해도 죽고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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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가 돌아왔습니다"
하인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오며 희봉에게 아뢰었다.
"소아라니?"
"아, 가련 대감의 시녀 말입니다"
"그 소아가 돌아왔단 말이냐? 어서 들라고 하여라"
희봉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반색을 하였다.
대옥의 아버지 임여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희봉의 남편 가련이
대옥을 데리고 양주로 갈때 함께 따라간 소아가 아니던가.
소아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자세로 들어와 한쪽 무릎을 꿇으며
희봉에게 인사를 하였다.
"마님,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래 어찌 되었느냐? 임여해 대감의 병세는 어떠하며 대옥이는 잘
있느냐? 서방님은?"
희봉은 소아가 무슨 불길한 소식이라도 가지고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소아의 표정을 살피며 급히 물었다.
다른 불길한 소식이면 몰라도 남편 가련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옥 아씨와 대감님은 잘 계십니다"
소아가 눈치 빠르게 희봉의 염려하는 바를 알고 이렇게 먼저 말문을
열었다.
희봉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근데 대옥 아씨의 아버님께서 구월 초사흗날 아침 아홉시에
돌아가셨습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희봉은 예상했던 일이긴 하나,진가경의 장례를 치르고 있는 마당에 또
한 사람의 친척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되니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무엇보다 이제 완전히 고아가 되어버린 대옥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비통해하며 흐느끼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였다.
"그래 지금 임여해 대감의 유해는 어디에 모셨느냐?"
희봉이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
"가련 대감님께서 대옥 아씨와 함께 임여해 대감의 유해를 고향인
소주로 운구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여기로 보내시며 임여해 대감의
부고를 전하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님을 비롯한 이곳 어른들의 안부를 알아 오고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소아 네가 또 소주로 돌아가야 한단 말이냐? 서방님은 언제
돌아오신다고 하더냐?"
희봉은 초조해지는 마음을 어찌하지 못했다.
"임여해 대감의 장례를 다 치르고 그 분의 가옥과 전답들을 정리해서
대옥 아씨 앞으로 넘기고 난 후에 연말께나 이곳으로 오시게 될
것입니다.
저도 그때 대감님을 모시고 돌아오겠지요"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2일자).
하인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오며 희봉에게 아뢰었다.
"소아라니?"
"아, 가련 대감의 시녀 말입니다"
"그 소아가 돌아왔단 말이냐? 어서 들라고 하여라"
희봉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반색을 하였다.
대옥의 아버지 임여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희봉의 남편 가련이
대옥을 데리고 양주로 갈때 함께 따라간 소아가 아니던가.
소아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자세로 들어와 한쪽 무릎을 꿇으며
희봉에게 인사를 하였다.
"마님,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래 어찌 되었느냐? 임여해 대감의 병세는 어떠하며 대옥이는 잘
있느냐? 서방님은?"
희봉은 소아가 무슨 불길한 소식이라도 가지고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소아의 표정을 살피며 급히 물었다.
다른 불길한 소식이면 몰라도 남편 가련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옥 아씨와 대감님은 잘 계십니다"
소아가 눈치 빠르게 희봉의 염려하는 바를 알고 이렇게 먼저 말문을
열었다.
희봉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근데 대옥 아씨의 아버님께서 구월 초사흗날 아침 아홉시에
돌아가셨습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희봉은 예상했던 일이긴 하나,진가경의 장례를 치르고 있는 마당에 또
한 사람의 친척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되니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무엇보다 이제 완전히 고아가 되어버린 대옥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비통해하며 흐느끼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였다.
"그래 지금 임여해 대감의 유해는 어디에 모셨느냐?"
희봉이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
"가련 대감님께서 대옥 아씨와 함께 임여해 대감의 유해를 고향인
소주로 운구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여기로 보내시며 임여해 대감의
부고를 전하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님을 비롯한 이곳 어른들의 안부를 알아 오고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소아 네가 또 소주로 돌아가야 한단 말이냐? 서방님은 언제
돌아오신다고 하더냐?"
희봉은 초조해지는 마음을 어찌하지 못했다.
"임여해 대감의 장례를 다 치르고 그 분의 가옥과 전답들을 정리해서
대옥 아씨 앞으로 넘기고 난 후에 연말께나 이곳으로 오시게 될
것입니다.
저도 그때 대감님을 모시고 돌아오겠지요"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