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29일 실시하는 부국.한성금고 4차입찰에서 예정가를 그대로
둘 예정인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15일 30대 대기업집단을 제외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도
단독또는 공동입찰을 가능하게 하는등 입찰조건을 완화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3차까지 논란이 되었던 예정가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입찰을 참여하려는 업체에서는 이번 입찰도 예정가미달로 유찰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시된 3차례의 입찰에서 1,2차는 예정가미달로 유찰됐고
3차는 1개업체만의 단독응찰로 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

국민은행이 지난 3차례의 입찰에서 정한 예정가는 부국금고가 2천억원에서
2천2백억원,한성금고가 8백억원에서 1천억원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응찰에 나섰던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이같은 예정가가
부국.한성금고의 자기자본에 비해 너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차 모두 한성금고에 응찰했던 동원산업의 한관계자는 "부국금고는
순자산가치가 4백억원으로 평가되고 한성금고는 60억원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프리미엄을 3,4배 잡더라도 예정가는 부국금고가 1천억원에서
1천2백억원,한성금고가 3백50억원에서 4백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국금고는 1백여억원,한성금고는 50여억원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현재 예정가는
터무니 없이 높은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4차입찰에 확실하게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은 성원건설
1개업체에 불과하다.

성원건설의 김학상무는 "성원산업은 부국금고와 한성금고 모두 응찰하는
것으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상무는 "하지만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등 공동응찰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성원건설은 2년전부터 금융업 진출을 준비했던 업체다.

7월말에 "성원주택할부금융회사"설립인가를 재정경제원에 신청해 놓은
상태고 이번 부국.한성.금고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성원건설실무자는 "성원건설이 3차례의 입찰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입찰에서도 3차와 마찬가지로 단독응찰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성원건설이외에도 동원산업이나 청구(주)가 입찰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내부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1,2차 모두 응찰했던 아세아시멘트나 나산실업은 이번 4차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 5월 경기도 하남의 태산금고를 이미 인수한
상태고 나산실업은 자금이 부족해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부국.한성금고의 4차입찰이 실패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넘어가며 이렇게 될경우 예정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번
입찰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박준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