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은 한은에 대한 청와대의 강경입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

홍재형 부총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도 한은사건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회피하고 보고및 관리체계를 철저히 하라는 원론적 코멘트만 했다.

또 기자들이 입장표명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

이는 감사원과의 감독책임이 거론될 수 있고 이번 기회에 한은을 길들이려
하면 너무 유치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우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개각을 눈앞에 둔 시점이라 불필요하게 사건을 확대시켜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경원실무자들은 이번 기회에 한국은행의 위상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은이 그동안 중앙은행 독립을 내세워 도덕적으로 고상한 것처럼 행세해
왔으나 통화관리이외 부문까지 정말 하자가 없었는지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
고 주장.

특히 대통령월급도 국회의 심의절차를 거치는데 한은만은 어느 누구로부터
도 예산통제를 받지 않고 발권력을 근거로 독립예산을 짜는 것은 난센스라며
정부의 업무감사권부활을 희망하는 표정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