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통신사업진출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 LG 대우등 대기업그룹들이 벌써 사업진출분야를 공개적으로
밝힌데도 불구하고 계속 침묵을 지켜온 삼성그룹이 마침내 PCS사업권에
도전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삼성측은 정보통신부의 통신사업 신규허가요령에 관한 최종안이
발표되기까지는 입장표명을 하지않겠다면서도 내심으론 국제전화보다는
PCS사업진출을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이 PCS쪽에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그동안 통신사업진출이라는 말을 아껴왔지만
승용차에 이어 틀림없이 PCS와같이 비중있는 통신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현대 LG 대우등도 PCS분야의 통신사업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삼성이
미래 유망산업인 이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한국통신 데이콤등 통신사업자들도 삼성의 진출을 기정사실화 해왔다.

이들은 반도체와 통신장비 영상미디어등 정보통신 관련분야의 거인인
삼성이국제전화사업보다는 PCS쪽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이 이제 이동통신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PCS사업을 택한
것으로알려져 이같은 예상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통신사업자들은 특히 지난번 제2이동전화사업자 선정때부터 통신사업
참여를 강력히 희구해온 삼성그룹이 2개의 PCS사업자를 선정하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점쳐왔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들도 삼성이 어떤분야에 대해 똑 부러지게 입장을
밝힌적은 없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때 PCS쪽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정통부가 실시한 통신사업 신규허가 요령(안)에
대한 여론수렴 공청회에 관심을 표명,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해줬다.

이그룹은 사업분야에 대해서는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으나 허가신청서의
심사에 영향을 미칠 출연금분야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질의를 했다.

삼성은 따라서 통신사업진출과 사업분야에 대한 내부적인 방침을
확정해놓은 상태에서 정통부나 타그룹의 정보수집과 함께 발표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할수있다.

이처럼 삼성이 PCS사업참여를 잠정 결정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재계는 PCS사업권을 둘러싸고 한판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2개의 사업권이 걸린 PCS의 경우 이제 삼성 현대 LG 대우등 4대
대기업그룹간의 자존심이 걸린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데이콤 금호 효성 코오롱 제2무선호출사업자군단등이 PCS사업
참여를 서두르고 있어 PCS사업자선정이 최대의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4대그룹의 경우 사세나 자금력등이 큰 차이가 없어 최후의 승자가
누가될지가 초미의 관심을 끌게됐다.

또 통신사업참여를 추진중인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어느 대기업과
제휴해 컨소시엄에 참여해야 하는가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가 됐다.

업계는 이같이 삼성그룹의 PCS사업진출에 따라 삼성쪽의 정보수집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PCS사업참여를 물색해온 기업들은 삼성과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PCS쪽이 여의치않을 경우 TRS분야로 방향전환을 한다는 내부
복안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그동안 가장 큰 관심을 가져온 승용차사업에 이어 정보통신진출에
성공,PCS사업권을 따게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 김형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