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24일 올 2.4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기준
으로 9.6%라고 발표했다.

이는 1.4분기 성장률 9.9%보다는 약간 낮은 수치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
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서 경기확장국면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당초 한은은 성장률이 10%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활황세가
한풀 꺾였다고 볼수도 있으며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실물경기가
순조롭게 연착륙하고 있는 징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4.4분기의 30.6%를 최고로 올
2.4분기에는 19.0%까지 떨어졌으며 제조업을 포함한 생산지수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 2.4분기의 경제성장수치는 계절적 경제외적인 영향이 적지
않아 경기하강이나 연착륙 성공여부를 얘기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된다.

예를들면 항공기 선박등 운수장비의 수출입은 단발성이 강하며 경기추세와
상관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경상수지 적자확대에 따라 무역외 거래에서 지급이자가 증가한
탓도 있다.

최근 엔고현상이 빠른 속도로 퇴조함에 따라 수출위축및 경기냉각을
걱정하기도 하나 시차가 있고 원화환율도 상당히 절하됐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기동향은 좀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으며 경기연착륙의
성공여부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할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장단기로 나누어 두가지 대응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물가 임금 금리 환율 등의 거시경제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투자내용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거시경제지표의 움직임은 아직까지는 무난한 편이나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이 잇따를 예정이며 상반기에 억제됐던 재정지출이 하반기에
집중될 경우 물가불안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원화환율도 최근 엔고현상이 반전됨에 따라 수출채산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방어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크다.

국내경기를 주도해온 중화학제품의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경우 경기하강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연착륙이 어려워질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투자의 내용이 설비확장보다 자동화나 합리화를 지향해
생산성향상과 품질개선을 꾀하는 방향전환이 시급하다.

지나친 외형팽창은 경기 연착륙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중화학부문과 경공업,수출업종과
내수업종이 보다 균형을 이루도록 우리 경제구조를 바꾸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올2.4분기에도 중화학부문의 14.8%성장에 비해 경공업은 0.9%성장에
그쳐 이른바 경기양극화가 개선되지 못했다.

경기 양극화는 결국 부품생산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취약,협소한
내수시장,핵심기술의 해외의존을 특색으로 하는 우리경제의 2중구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만성적인 국제수지 적자와 지나치게 높은 무역의존도로
우리경제의 균형발전과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선진경제진입을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각 경제부문의 균형및 내실을
꾀하는 내포성장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