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라는 사냥터에는 7백여명의 사육사가 기른 1천여마리의 꿩들이
제각기 날아다닌다.

이 꿩들은 가능하면 많은 사냥꾼의 총을 맞기에 혈안이다.

어떤 꿩은 총을 많이 맞아 더 이상 총을 맞을 수 없다고 빨간 깃발을
높이 달기도 하며 어떤 꿩들은 더 이상 날 힘이 없다는 표시로 파란
깃발을 아래로 내려 뜨리기도 한다.

사냥꾼들도 각양각색이다.

산탄총에 기관총까지 무장한 꾼이 있는가 하면 고무줄 새총으로 꿩사
냥에 나선 꾼도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이 사냥터의 승리자가 되기위해서는 날고 있는
꿩보다는 사육사를 눈여겨 보아야 한다.

계속 날 수 있는지 아닌지는 사육사가 어떻게 키웠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