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곡가의 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하는 전곡연주회가 소리없이 붐을
이루고 있다.

최근 열린 전곡연주회는 29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과 31일 예술의전당
에서 성황리에 열린 "서울 아카데미심포니와 남성 피아니스트6인의
생상협주곡 전곡연주무대", 6월23일 예음홀에서 첫 무대를 갖은뒤 계속
진행중인 이혜경(중앙대교수)의 "바흐 피아노작품 전곡연주", 그리고
29-31일 문화일보홀에서 열리는 "안톤 베베른 주간"이 있다.

조치호(중앙대교수) 김용배(추계예대교수) 김영호(연세대교수)
임종필 강충모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씨등 여섯명의 연주회는
남성 피아니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과 우리나라에서 흔히
연주되지않는 생상의 곡을 들을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기획자 장일남씨(서울 아카데미심포니 음악감독)는 "대학에서부터
남성연주자가 크게 모자라는 우리 현실에서 그들의 왕성한 활동을
보여줄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기획동기를 밝혔다.

생상의 곡은 화려한 음색으로 인해 청중의 공감을 끌어내기 쉬워,
전곡연주회가 자칫 빠질수 있는 지리함은 없었다는 것이 청중들의 평.

이혜경의 바흐 전곡연주회는 24곡으로 이루어진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을 시작으로 7개분야로 나뉘어 96년4월까지 진행되는 "장정".

첫 연주회는 바흐의 진중한 음악세계와 이혜경의 학구적인 연주가
잘 어우러진 무대였다.

"안톤 베베른주간"은 쇤베르크 베르크와 함께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평가(제2비인악파)받는 베베른 서거50주년기념으로 기획된 행사.

첫날에는 독 아울로스트리오의 베베른작품 연주, 둘째날은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상영, 세째날에는 그가 큰 영향을 받은 바흐 쇤베르크와
그의 곡을 함께 듣는 자리가 마련된다.

난해하다는 인상때문에 접할 기회조차 자주 갖지못하는 현대음악을
일반인들이 가까이 하게된 좋은 기회로, 영화 비교감상등 종합적인
기획이 특히 돋보였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연주회가 대중적인 일부 곡에 치우치는 현실을
감안할때 전곡연주회는 보다 폭넓은 감상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한다.

이밖에 한 작곡가의 작품을 설명과 함께 연주하는 렉쳐콘서트(강의를
겸한 연주회)도 학생들 사이에 인기이다.

쇼팽의 집(516-5141)에서 여는 "피아노연주법특강"이 그 좋은 예.

9-10월에는 임종필씨가 쇼팽음악을 강의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