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냐 주식회사냐 주식회사를 설립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까.

총 2백만원이면 충분하다.

2백만원이라니 믿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명세를 살펴보자.서울 서소문에있는 태평양법률사무소는 자본금
5천만원의 주식회사를 설립하는데 법무사비용으로 50만원 등록세 1백만원
교육세 20만원 지하철채권 5만원등이 소요된고 한다.

이밖에 이사회의사록등 등기신청서류에 대해 공증을 하는데 13만원정도
든다.

기타 인지대등을 포함해도 2백만원이면 주식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이는 필수 자본금 5천만원이 있는 경우이다.

자본금 5천만원 조차없을 때는 편법을 쓸 수 있다.

사채업자에게 5천만원을 하루 빌리면 된다.

여기에 드는 이자는 2백만원선.결국 아무리 빈털털이라도 4백만원 정도면
주식회사를 하나 세운다.

중고승용차1대값이면 주식회사를 가질 수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세탁소 구멍가게 복덕방 식당등까지 잇달아 주식회사로
등기하는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중견기업으로 떠올랐음에도 여전히 개인기업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구미공단에 있는 영신사를 보자.

이 회사는 컴퓨터및 TV브라운관의 핵심부품인 이너실드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연 1백만대분의 초정밀 이너실드를 생산한다.

외부자기방어장치인 이너실드제조기술이 곧 일본기술을 따라잡을 정도로
앞서있다.

기술및 품질을 인정받아 모기업인 LG전자로부터 최우수협력업체로 선정
되기도 했다.

이런 첨단기업임에도 아직 주식회사가 아닌 개인기업을 유지한다.

원태영사장은 "아직까지 주식회사로 전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라고
잘라말한다.

주안 아파트형공장에 있는 중견 산업디자인전문업체인 인다의 이인술사장도
여전히 개인기업을 고집한다.

광주의 무등양말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중고차 1대값이면 주식회사를 만들 수 있는데 무슨 이유로 개인
업체를 고집하는 것일까.

원태영사장은 "개인기업으로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회사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의지가 어려운
국면에서 회사를 다시 살리는데 큰힘이 됐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사업자를 하면 무자료거래를 많이 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서원교이스턴컨설팅사장은 "실명제이후 무자료거래가 갈수록
줄어들어 이에 따른 혜택은 거의 사라졌다"고 밝힌다.

이에 반해 개인사업자는 주식회사보다 손해를 보는 점이 많다.

규모가 커지면서 세금을 더내야한다.

주식회사는 법인세를 내는데 비해 개인사업자는 종합소득세를 낸다.

종합소득세는 누진율이 계속돼 매출 20억원을 넘어서면서부터세율이 크게
높아진다.

최근 법인으로 전환한 상신교역의 손종태사장은 "개인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힘들다"지적한다.

창투사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면 주식회사가 필수이기
때문이라는 것.

일반대출의 경우엔 뚜렷한 규제조항은 없으나 금융기관이 기업체종합
평가를 할때 주식회사이면 재무상태등에서 나은 점수를 받는 것이 상례다.

국세청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여러가지의 손해에도 불구, 아직까지
우리나라 총사업자 89만1천개사중 개인이 77만9천개사이고 주식회사는
11만2천개사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개인사업자들은 과세특례업체인 영세업체는 제외한 숫자이다.

이들 77만9천의 개인사업자들은 한결같이 돈 2백만원이 모자라 주식회사를
설립하지 않은 것인가.

결국 개인과 주식회사중 어느쪽이 나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세율금융 신용도등을 감안할때 영세사업자는
개인이 유리하고 중기업으로 올라서면 주식회사가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조규백인터프로시스템사장은 "그러나장차 제조업체를 지향하는 창업자는
가능한 주식회사로 출발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회사의 덩치가 커지고 나서 법인으로 전환하기에는 현물출자및 자산
재평가등에서 여러가지 어려운 일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창업자가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는 일단 법무사에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회사등기에 필요한 서류는 정관 발기인총회의사록 등록세납부영수증등
14개.

등기부에 기재하는 사항은 상호 본점 사업목적 공고방법 임원명단등이다.

서울지방법원 상업등기소는 "서류를 신청하고 등기가 나는데는 이틀
걸린다"고 밝힌다.

특별히 바쁜 경우는 오전에신청하면 오후에 등기가 나오기도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