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여행원제도가 폐지돼 제도적인 남녀평등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각 영업점에선 여전히 남녀불평등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창구여행원으로부터 나와 눈길.

"마르고 닳도록 창구만 보고 있는 여행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일은행의
한 직원은 "한일주보"란 사보에 기고한 글에서 창구에서 느낀 남녀불평등
현상을 조목조목 지적.

이 직원은 "입행한지 이제 한달된 남직원은 계장회의에 참석키위해
의자들고 지점장실로 들어가고 정식계장인 고참여직원은 기가 막힌
눈으로 지점장실문만 쳐다보고 있어야 할때의 느낌을 어떻게 설명드려야
할까요"라고 문제를 제기.

이 직원은 이어 "순수 예금창구에서 50개월동안 담당하며 같은 일을
반복하다보니 짜증나는 횟수가 점점 많아진다"며 창구근무와 비창구
근무를 순환시킨다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

그는 특히 "한 지점에서 1년동안 창구업무를 본뒤 2개월동안 어음교환반
에서 일하다가 다시 창구에 돌아오니 창구업무가 지긋지긋하지 않았다"며
"여자는 무조건 예금창구근무"라는 식의 편견을 벗어 던져야 한다고 주장.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