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골동품이라 하면 희소가치가 있거나 유서있는 오래된 기물 또는
서화같은 미술품을 말한다.

명나라의 학자는 금.옥 서화목적 석인 전각 도자기 칠기 금 검 거울
벼루 등 4가지 종류의 11개품목을 지정한 바도 있다.

어쨌든 골동품이란 옛사람이 사용하던 물건으로서 지금의 완상물이라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골동품이 일반 고물과 구별되는 연유는 어디에 있을까?

다같이 오래전에 만들어졌다가 최소한 한번이상 사용이 되었거나 사용이
안되었더라도 사용하기 위해 거래되었던 것이다.

과거에 무슨 용도로 쓰였던 것인지 애써 구별할 필요도 없고 현재 그
사용가치가 별로 없는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교환가치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우선은 희귀성때문이다.

새로 만들기 어려워서 공급이 딸리든지 수요가 많든지 간에 말이다.

귀해지는 연유도 만들 당시부터 귀했을수도 있고, 유명한 이물이나
사건과 연계되었을 수도 있으며 동서고금을 초월해서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까닭에 나중에 그렇게 될수도 있다.

모두다 소재선정과 제작과정에서 최소한 남다른 정성이 곁들었거나
미려의 통찰력이 투영된 결과일것이다.

둘째는 보존성이 좋기 때문이다.

오랜세월동안 그 물건의 소유자들은 남다르게 세심한 배려를 함으로써
각종의 재해로부터 초월할수 있었을 것이다.

쓸수록 빛나는 경우도 있다.

셋째는 미래에서 가치보전 가능성 때문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인류에게 애용될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오래된
것만으로는 골동품 대접을 못받을 것이다.

이처럼 고물 중에서 골동품이 돋보일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영독가능성
에서 찾아야 할것 같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성과 인간과 자연에 대한
통찰력에 보다 근본적 가치가 있는듯 하다.

물질문명이 발달되었다고 자랑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세대는 얼마나
골동품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남길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