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기 CD명곡모음집 어학용카세트 가정용건강진단세트등.

각 기업의 올추석선물명세가 전례없이 다양해졌다.

오는 8일부터 시작될 추석연휴를 앞두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예전에
"생활용품"을 선물하던것과는 달리 무선호출기(일명 삐삐)나 어학용카세트
CD명곡등을 선물하고 있다.

또 수산청 농협과 연계해 신토불이상품을 주거나 아예 5-20만원 내외의
상품권을 선물하는등 종업원 개개인의 "입맛"을 고려하고 있다.

과거 회사측이 2-3종의 상품을 선정한후 각자가 고르게 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1인당 추석선물비용은 2만-10만원 수준이나 20만원 이상의 고가제품까지
포함시킨 기업도 있다.

<>.추석이 임박하면서 일부 기업은 잡화상을 연상하리만큼 다양한
종류의 선물을 임직원에게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전거 본차이나 청소기 보온밥통 전자레인지 카메라
남녀손목시계등 무려 12종을 제시한후 이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선물의 종류가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회사는 침낭 손목시계 전자제품등 10종의 상품을 선보이고 임직원들에게
이중 하나를 고르도록 하고 있다.

선물의 종류가 10여종이 넘어서도 "고를 것이 없다"고 투털되는
사원들마저 있다.

이들을 위해 궁여지책으로 나온 아이디어가 상품권. 대림자동차는
"추석선물"을 현금 대신에 전사원들에게 10만원짜리 상품권을 나눠줄
예정이다.

서울증권은 추석보너스겸 선물로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비하고
있다. 각자의 상품선택폭을 넓혀주기 위해서.

(주)대우 문기환차장은 "회사창립기념일과 노조창립일등에 직원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주었을 뿐만아니라 신세대 사원과 40대 이상 중견
간부들이 선호하는 선물종류가 너무 다르다"며 "추석선물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며 털어놨다.

<>.올추석을 앞두고 기업의 선물로 처음 등장한 것이 무선호출기와
어학용카세트. 이들 상품은 신세대 직원들의 요청보다는 청소년자녀를
둔 중견간부들의 강력한 희망에 의해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여직원들의 건의로 무선호출기를 선물키로 했다가 뜻밖에
중견간부들이 이를 선호하는 것을 보고 추석선물의 변화를 실감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둔 과장 차장 부장들이 자녀들을 위해 무선호출기를
선택하고 부인과의 긴급 연락용으로 이를 선택한 것.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도 자사가 생산한 컴팩트형 호출기를 선물하고 있고
제일기획은 생활의 편의를 추구하는 신세대사원들을 위해 무선전화기를
선물품목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임직원들이 영어회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유명어학원에서 나온 생활영어테입을 임직원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각 기업이 고향의 부모형제를 돕자는 취지로 선정한 농수산물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전자는 농협과 연계해 5만원권 상당의 농수산물 교환권을 선물했고
대우그룹은 직원들을 위해 산지가격으로 미역과 오징어등을 살수 있는
장터를 열기도 했다.

두산그룹은 옥수수기름과 식용유 주류를 선물했고 현대건설은 지역
특산물인 김치독과 야채탈수기등을 선물했다.

<>.이번 기업의 추석선물중엔 CD명곡 모음집과 가정용건강진단세트
제기세트 헬스용자전거등 "이색상품"도 포함돼 있다.

현대자동차는 가정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들을수 있는 CD명곡모음 30장을
선물,임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CD명곡모음집은 선택제품이었던 옷걸이 선풍기 카메라 압력밥솥보다
2배이상 희망자가 많았다고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귀뜸했다.

삼성생명이 마련한 제기세트는 장남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헬스용자전거
(삼성물산)와 가정용건강진단세트(현대건설)등도 건강에 관심이 많은 40대
중반 임직원들의 선호품으로 자리잡았다.

<산업1부>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