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항공기생산.수출국으로 끌어올릴 1백인승급 한중중형항공기개발사업
의 기술파트너(제3협력선)선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4일까지 서울에서 에어로스페셜
보잉사등 유럽과 미국의 유수 항공회사경영진과 연쇄회의를 갖고 사업
제안서에 대한 막바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지분참여조건에서는 미보잉사가, 기술이전조건에서는 유럽컨소시엄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컨소시엄은 그동안 이합집산을 거듭하다 최근 <>프랑스의 에어로스페셜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e) <>이탈리아의 알레니아 <>독일의
DASA등 4개사가 연합전선을 구축해 참여하고 있다.

유럽컨소시엄은 이번 서울경영자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이 제시한 20% 지분에
이의를 제기하고 30%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사가 연합한 만큼 지분참여폭을 좀더 늘려줘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과 중국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20%라는 원칙에서 몇%정도의 탄력성을 갖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지나친
지분확대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삼성항공 P상무).

반면 보잉사는 20%지분에 대해 별로 이견이 없다.

최대관심사인 기술이전문제에 대해서는 유럽컨소시엄이 좀더 "솔깃한"조건
을 내놓았다.

유럽컨소시엄은 이번 서울회의에서 에어로스페셜 BAe 알레니아등 3사가
내년초 "AIR"이라는 중형기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중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신형항공기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수 있다.

급팽창하는 아시아지역의 항공기 수요뿐만아니라 세계전역을 겨냥한 미래의
중형항공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이다.

한국과 중국이 원하는 설계와 조립등 핵심기술을 공유하고 미래의 시장
수요에 대비, 거액을 투자해 신형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보잉사도 B737기를 변형한 90~108인승급 중형기인 NSA개발에 착수하는등
중형기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잉은 일본JADC(B767/777공동개발)와 합작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으로서는 다소 껄끄러운 상대인 셈이다.

또 보잉사는 오는 2013년까지 3백50석이상급 대형항공기수요가 3천9백41대
에 이를 것으로 보고 "대형기"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것도 감점요인이다.

미국의 맥도널 더글러스(MD)도 자체개발중인 MD-95를 내세워 3번째 후보자
로 뛰고 있다.

그러나 보잉이나 유럽컨소시엄에 비해 자금력이나 마케팅능력이 떨어진다는
흠이 있다.

한중 양국은 이달말까지 최종보고서를 작성해 기술파트너를 내정하고
다음달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은 기술파트너선정에 무척 고심하고 있다.

개발비규모만 13억달러로 추산되고 3백70대를 만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이 대규모사업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미국과 유럽세의 한판 격돌이 불가피한 양상이 "선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