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근무하는 주재원들은 대부분 "우리가 멕시코를 그동안 너무 몰
랐다"고 털어놨다.

미국시장과 멕시코의 싼 인건비만 알았을 뿐 멕시코인들의 문화와 습관을
이해하지 못해 진출초기 시행착오가 많았다는게 이들의 얘기다.

멕시코인들을 겪어본 현지주재원들의 얘기를 간추린다.

-우리는 그동안 멕시코를 미국의 눈으로 보아왔기 때문에 멕시코인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인들과 멕시코인들의 마찰은 대부분 이같은 시각때문에 생겨나고있다.

멕시코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자세를 가져야 멕시코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수 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심국웅공사)

-멕시코인들은 스스로를 고귀한( noble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언성을 높이거나 야단치면 화를 내고 자존심도 무척 강하다.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킬때에도 항상 "뽀르 빠보르"(영어의 please )를
붙여야 한다. (현대정공 송인청부장)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라피도 라피도"(빨리빨리)이고
멕시코인들이 자주 하는말은 "움모멘또"(잠깐만요)와 "마니하나"(내일)이다.

한국사람들은 지나치게 성급하고 멕시코인들은 너무 느긋하다. (이기숙
E메일대표)

-대부분의 멕시코인들은 순수하고 친절하다.

거절하거나 모른다고 대답해야 할 상황에서도 "노"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때문에 때때로 멕시코인들이 거짓말을 잘한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새한미디어 김선호이사)

-삼성과 현대의 기업문화도 다른데 하물며 멕시코에서 한국기업문화를
그대로 심을수 없다.

우리문화를 강요하기보다는 멕시코를 이해하면서 현지에 뿌리내리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삼성전관 김창곤부장)

-멕시코인들은 가르쳐준 대로 일을 한다.

"적당히 알아서 하라"는 말은 여기서 통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최문경
이사)

-멕시코인들은 정해진 룰에 따라 일을 하기 때문에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데는 탁월한 반면 다른사람에게 문제가 생길때에는 도와주지 않는
개인적성향이 강하다.

서로의 잘못에 대해서도 지적해 주지 않는다. (LG전자 강승원부장)

-멕시코인들에게는 평생직장개념이 없다.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쉽게 퇴직하고 임금수준이 높은 곳으로
계속 옮겨다닌다. (레이멕스 이춘만부장)

-멕시코인들은 노는 문화에 익숙해 있는 것 같다. 주말에 자주 파티를
열고 그날그날 즐기면서 산다.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가 힘들다. (대우전자 김현성차장)

-파티약속때 제시간에 나타나는 멕시코인들은 적고 대부분은 파티도중에
나타났다가 얼마후 가버린다.

파티가 열릴때부터 마지막 파장할 때까지 계속 자리를 지키는게
멕시코에서는 "실례"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삼성전관 조용민과장)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