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생존본능이 있으므로 누구나 건강에 관심이 있다.

사람마다 개성이나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인은 유별나게
건강에 관심이 많은 편인 것 같다.

그 단적인 예가 해외관광 자유화후 몬도가네식 보신관광으로 동남아
주민들로부터 "추악한 한국인"이라는 지목을 받게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동남아 나들이에 나선 우리 관광객들은 코브라탕이나 쓸개, 곰발바닥,
코끼리 콩팥, 사슴의 힘줄과 고환등 혐오식품을 현지가격의 20배나 더 주고
사먹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또 국제적으로 판매가 금지돼있는 호랑이 뼈를 비롯해 코뿔소뿔, 곰쓸개,
사향, 녹용 등을 밀수해 보약재로 먹어 세계동물애호단체로부터
"동물학대국"이라는 오명을 입기도 했다.

근래 우리국민의 평균수명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66년기준으로 평균수명이 남자 59.7세, 여자 64.1세에서 94년엔 남자
67.7세 여자 75.7세로 늘어 났다.

이에따라 66년에 6.9에 불과했던 노령화지수가 작년엔 23.2에 이르렀고
올해엔 24.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장수 현상은 우리 국민의 몬도가네식 보신에 원인이 있는것이
아니다.

혐오식품의 복용은 우리 국민의 극히 일부에 한한것인데도 전국민의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 준다.

그런데 의료보험관리공단이 작년에 피보험자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우리 국민중 37.2%가 건강에 이상이 있고 특히 50대는 건강한 사람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하긴 의학적으로 완전히 건강한 사람이란 드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각종 질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피보험자를 제외하고도 "요주의
조건부 건강"판정을 받은 사람이 21.5%나 되고 이보다 심각한 "요주의"판정
대상자가 7.6%나 된다는 것은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특히 50대의 "건강"판정자가 46.8%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50대란 우리 사회의 중견계층으로 우리사회 각분야를 이끌어나가는 세대
이다.

따라서 과로하고 생활이 불규칙적이되기 쉬우며 정신적으로도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시대적인 상황도 50대는 우리사회의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항상 새 환경에
대응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었고 식생활에 있어서도 성인병에 걸릴
개연성이 높다고 할수있다.

이제 우리는 모두가 건강을 위한 특별한 방법을 찾기 보다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관리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여유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