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복싱의 마지막 보루 최희용(30.로가디스)이 적지 일본에서
판정으로 WBA주니어플라이급 1차방어에 성공했다.

지난 7월 이형철(대영)의 어이없는 패배로 졸지에 한국 프로복싱 유일의
챔피언으로 남은 최희용은 5일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 원정 방어전에서
무모하게 달려드는 홈링의 동급 10위 야마구치 게이지(21)를 판정으로
눌렀다.

초반 4회까지는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앞세운 최희용의 페이스였다.

특히 최는 4회 초반 강력한 좌우 스트레이트를 야마구치 안면에 꽂아
다운 일본직전까지 몰고가는 일방적인 공격을 펼쳐 점수를 많이 확보했다.

그러나 중반들어 왼손잡이 도전자의 거센 반격에 말려 8회까지 다소
고전하는듯 했다가 9회 종료직전 깨끗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적중시키면서
다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최는 12회까지 무모하게 파고드는 도전자를 스트레이트로만 효과적
으로 견제하며 점수를 확실히 지켰다.

그러나 최는 고질적인 연타부족 능력을 드러내 KO로 끝낼 수도 있는
상황이 서너차례 있었는데도 결정타 부족으로 판정까지가 아쉬움을 남겼다.

최는 19승8KO1패가 됐으며 야마구치는 17승7KO1패로 떨어졌다.

대전료는 최가 12만달러, 야마구치가 1만달러.

이날 경기는 최에게는 "일본 복수무대"였다.

WBA미니멈 챔피언이던 최희용은 3년전인 지난 93년 도쿄에서 홈링의
오하시에게 패해 챔피언 벨트를 내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