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상흑자가 하락기조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4년만에 처음으로 경상흑자가 줄어든(4.8%)이후 올들어 7월까지
감소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대장성은 올 7월 경상흑자가 전년동기대비 20.5% 하락(달러기준),
92억1천8백만달러를 기록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일본의 경상흑자는 올들어 지난 5월(7.2% 증가)을 제외하고 매달 줄어든
셈이다.

올 1-7월 누계기준으로도 전년동기대비 11.8% 하락을 기록했다.

엔고에 따라 수입이크게 늘면서 수출증가율을 압도, 무역흑자가 대폭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자동차와 컴퓨터등 사무용기기가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유가상승이라는 요인까지 가세, 7월 총 수입액을 전년동기보다
28.9% 늘어난 2백45억1천2백만달러로 끌어올렸다.

제품의 수입비율도 58.9%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반도체등의 전자부품과 과학광학기기, 금속가공기계의 호조에 힘입어 7월
총수출(3백6억3천5백만달러)이 전년동기대비 9.7% 늘어나긴 했지만 수입
증가율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결과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5.6% 줄어든 1백21억2천3백만
달러로 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이같은 하락세가 지속적인 흐름이냐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당장 내달부터 경상흑자가 증가세로 반전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일본의 닛코 연구소는 "이번 경상수지의 최대 요인인 무역흑자 감소는
미국의 보복관세 위협에 따른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 급감에 따른
것이었다"고 전제, "양국간자동차 협상 타결로 수출감소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8월 무역흑자는 다시 증가할 수 도 있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7월의 대미수출 흑자는 실제로 6.3% 상승했다.

바로 이 점이 8월의 무역흑자 상승 전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달러고-엔저 구도도 일본 경상흑자를 상승무드로
몰아갈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억달러로 추산(일본대장성)되고 있는 J커브효과(한 나라의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수출총액의 가치가 높아져 상당기간 무역흑자가 늘어나는 현상)도
일본의 경상흑자기조의 주요 변수이다.

8월이후 환율은 엔화약세,달러고 기조의 추이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전체적
인 수준은 아직 "엔고"이기 때문에 J커브효과가 줄어들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대장성은 "경상흑자의 감소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
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동조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월 감소에 대한 반발로 8월 경상흑자는 반등할 수 도 있겠지만 9월에
들어서면 다시 하락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엔고약화의 영향에 대해서도 "당장 무역흑자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을것"
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들어 시작된 엔고가 실제 무역흑자감소로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처럼 엔고약화의 영향이 수치에 반영되는데는 얼마간의 유예기간이 필요
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수입증가는 구조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일본의 내수둔화나 엔화약세
로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골드만삭스)이란 분석도 있다.

일본의 수입증가는 양배추에서 자동차까지 거의 모든 품목에 걸치고 있다.

예를들어 자동차수입은2년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7월에는 대수기준
으로 43%, 가격기준으로 68%나 뛰었다.

자동차 내수시장은 7월 0.1% 증가하는 저조한 성적에 그쳤던 점에 비춰보면
일본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자체가 악화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발걸음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엔화가 약화
되더라도 쉽사리 수출이 증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연말까지 무역수지 하락세는 더욱 선명해져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를
더욱 밀어올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미 무역수지흑자의감소는 달러고를 지지하는 주요 버팀목
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도쿄 외환딜러들은 이번 경상흑자 수치를 외환시장에서 완전히
소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장 달러고의 재료로 작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일본 경상흑자 감소추세는
"달러고" 요인임에는 틀림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