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부장관이 오픈대회에서 시구를 한다.

텔레비전방송사들이 앞다퉈 골프대회를 생중계한다.

내무부가 골프장에 불리한 세제를 개선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앞장서 골프자율론을 내비친다"

골프에 관한한 "획기적"이라 할만한 일들이 최근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자연히 김영삼정부의 골프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고 있지않은가 하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출범이후 줄곧 골프에 대해서만큼은 "반세계화 자세"를 취해왔던
현 정부인만큼 이같은 일들은 어찌보면 굉장한 사건이 아닐수 없다.

더구나 김대통령이 임기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이제 풀때가 되지
않았나"하는 희망적 추측이 맞물려 골프계에도 봄이 오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의 시각변화를 느낄수 있는 가장 큰 사안은 주돈식 문체부장관이
14일 한국오픈에서 시구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주장관의 시구는 연초에 이미 결정된 것"이라며
애써 의미부여를 피하려 했지만, 현정부 출범이후 전임장관이 못했던
일을 주장관이 한다는데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무부의 세제개편 방침은 현재 문체부와 협의중으로 내년부터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골프장들이 부담하고 있는 취득세 종합토지세등이 현저히
경감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불합리하게 과세되었던 것을 원상복구하는 차원이지만,
골프장입장에서는 가장 "목마르게" 기다리던 사안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요지부동이었던 내무부가 나서고 있다는 점이 정부내의
점진적 변화조짐을 엿볼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방송사의 잇따른 골프생중계는 최초의 일로서 눈에 보이는 변화임에
틀림없다.

방송사간의 경쟁에 따라 파생된 것이라해도 정부(공보처)의 허가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송언종 광주시장의 "골프자율론"도 중앙정부 방침과는 별개이지만,
의미있는 선언이 아닐수 없다.

혹자는 정동수 전강원경찰청장이 전임 대통령과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경질된 사건을 들어 아직 골프해금이 멀었다고 말하지만, 거기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위에 열거한 일련의 사건들은 "대세를 거역할수 없다"는
김영삼정부의 점진적 시각변화를 나타내주는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