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LG그룹이 공익사업 성격의 언론문화재단을 설립한다.

이에따라 이미 언론재단에 기금을 출연,운영하고 있는 대우.쌍용.한진 그룹
을 포함할 경우 10대그룹 가운데 절반이 언론문화 사업을 펴게 되는 셈이어서
재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1백억원을 출연해 언론문화재단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확정
,빠르면 이달중 구체적인 사업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관계자는 이 재단의 운영 방안과 관련,"삼성은 기금만 출연하고 재단
운영은 학계 언론계 등의 명망있는 인사들을 위촉해 전면 위임할 계획"이라며
"재단 명칭도 이들이 정하도록 일임하는등 삼성과는 전혀 무관하게 명실상부
한 공익기관으로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자들의 어학연수등 단기 해외유학을 중심 사업으로 하
고 있는 기존 언론재단들과 달리 환경 금융등 각 분야의 장기연수를 지원해
전문기자를 길러내는 산실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라며 "수혜대상도 획기적으
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당초 계열 언론기관인 중앙일보사를 97년까지 매각,그 대금으로 언
론문화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별도의 자체 자금으로 재단 설립
시기를 앞당기는 셈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재계 일각에서는 LG그룹이 언론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지어 "선수치기경쟁"과 관계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
기도 한다.

LG는 올 2월 구본무회장체제가 출범한 직후부터 공익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사업을 검토,언론문화재단 설립구상을 무르익히고 있는 상태다.

LG관계자는 "기업을 포함한 경제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정치.교육.
언론등 3대분야를 수입개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 부문의 경쟁력
이 취약한 상태"라며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해외 유수대학등에서의 전문분
야 교육을 중점 지원해 분야별 전문기자를 대거 배출토록 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같은 언론재단 설립구상의 배경에 대해 "5년전 추
진했던 모신문사 인수 작업이 불발로 끝난뒤 직접 언론사를 경영하는 대신 보
다 뜻있는 공익 언론후원사업을 하자는 생각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그룹과 쌍용그룹은 각각 서울언론문화재단과 성곡언론문화재단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한진그룹은 93년 제주도 제동흥산 부지를 매각한 대금
으로 재단을 만들어 언론인등의 해외연수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