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다 지하1층 지상5층의 근린생활시설을 지은
이종원씨는 개발시기를 늦춤으로써 부동산개발에 성공한 경우이다.

이는 "개발예정지역을 선점하라"는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조언과도 크게
벗어나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상권확대의 성숙을 기다렸다가 주위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을 유치, 건물을 지었다"는 이씨의 개발방식은 단순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이용할수 있는 방법이어서 시사하는바가 크다.

이씨가 부동산개발을 생각하게 된 것은 지난 90년 10월께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17년동안 살고있는 가옥이 낡고 불편해 2층 양옥정도로
주택을 개량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지역은 신촌로타리에 있는 그레이스백화점 후면부에 위치해
있지만위쪽으로는 연세대학교를 배후지로 갖고 있어 신촌상권이 확대됨에
따라 신흥상권으로의 편입이 가능한 지역이었다.

그당시 그레이스백화점을 중심으로 노래방 카페 음식점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는 했지만 이씨의 땅은 노후주택으로 둘러쌓인 평범한 주택에
불과했다.

전문가라면 배후지의 규모, 입지업종의 시장성, 도시개발방향등을 분석,
쉽고 빠르게 개발에 착수할수 있었겠지만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이씨가 판단하고 개발의 결단을 내리기엔 어려움점도 많았다.

그래서 이씨가 내린 결론은 상권확대방향을 살피며 조금 기다려 보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레이스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흥업소들이 생겨났지만 상권이
제대로 성숙하지 않아 유흥업소의 수입도 변변찮았다는 것도 이씨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92년 하반기부터는 이 지역의 유입인구가 많아지면서 개발가능성이
점점 높아갔다.

먼저 지어졌지만 분양이 안돼 지주들의 애를 태웠던 건물들도 하나둘씩
분양이 되어가는 한편 기존에 입주했던 업소들도 권리금과 전세보증금도
상승추세였다.

이씨는 이에따라 그해 겨울이 끝나는 93년 3월께 공사착수에 들어갔는데
이과정에서 건축물의 종류도 2층 양옥에서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했다.

74평의 대지에 44.5%의 건폐율과 269%의 용적율이 적용된 이 건물은
93년 7월께 완공됐다.

지하1층은 44평, 지상1층은 28평, 지상2층-지상4층은 33평, 지상5층은
28평으로 지어졌는데 총공사비는 3억8,000만원(평당 건축비 180만원)이
들어갔다.

공사착공 1개월후인 93년 4월께 분양을 시작한 이씨는 유치업종선정에
고심했지만 대학을 배후지로 갖고있다는 지역특성과 주위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을 우선선정했다.

지하1층과 지상1층은 호프집, 지상2층은 카페, 지상3층은 하숙집, 지상4층
-지상5층은 이씨가족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용도를 정했다.

분양은 순조로워 분양을 시작한지 1개월만에 완료할수 있었는데 지하1층
과 지상1층 72평을 묶어 전세보증금 1억원에다 월세 500만원에 임대했다.

지상2층은 전세보증금 3,000만원에다 월세 150만원, 지상3층은 전세보증금
3,000만원에다 월세 1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월세를 모두 합하면 750만원이 나오는데 이를 전세보증금으로 환산하면
3억7,500만원이돼 총 임대보증금은 4억7,500만원이 되는 셈이다. (은행금리
2부를 반영, 전세보증금 1억원은 월세200만원)

개발을 끝낸 이씨는 지상4,5층에다 주거를 마련하고도 대략9,500만원
정도의 개발이익을 남기게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