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14일 한국과학기술회관 개관식에서 "고등과학원을 설립
하겠다"고 밝힌 것은 창조적인 과학인재를 양성,우리나라 기초과학을
단기간내에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의지를 분명이 한것으로 풀이된다.

노벨상을 수상할정도의 인재를 키워 선진국 진입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것이다.

90년대들어 선진국 기술보호주의가 강화되면서 외국기술을 소화 개량하는
것으로 선진국 진입에 한계가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등과학원 설립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구상중인 고등과학원은 연구기관이면서 동시에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등 기존 대학에서도 기초과학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등 일부
출연연구소에서 기초과학연구를 하고 있지만 이들기관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게 과기처의 설명이다.

우선 학생들을 가르쳐 학위를 수여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출연연구소
연구원이나 대학의 조교수급중에 유능한 젊은 과학도를 해외석학들과 함께
연구하도록해 세계적인 기초과학자로 양성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것이다.

정근모과기처장관은 "노벨상 역대 수상자의 75%가 사제지간이나 동료들"
이라며 고등과학원이 세계적인 석학과 우리의 젊은 과학도를 연결시키는
고리역할을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에 있어서는 KIST등의 타기초과학분야 출연기관들과 차별성을
찾기가 힘들다는게 연구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고등과학원 설립으로 이들 기관의 기능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과기처는 운영위원회를 설치, 범대학및 연구기관차원에서 고등과학원을
활용키로 했다며 대학및 타출연기관도 고등과학원을 십분 활용할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고등과학원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부설기관으로 설립될 예정
이어서 독립성이 부족, 이같은 범국가적인 기능을 할수 있을지에 대해
일부에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과기처는 내년 하반기에 KAIST 홍릉분원자리에 고등과학원을 설립할 계획
이다.

우선 수학 물리분과를 개설한뒤 연차적으로 화학 생물로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물리분야의 경우 내년초 국내에 유치키로한 아태이론물리센터와 연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고등과학원은 석좌교수, 초빙연구원, 유동연구원등으로 구성된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석좌교수로는 물리분야에서는 노벨상 수상자인 미뉴욕주립대의 첸닝양
교수, 우주기원론인 정상상태이론을 제시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허만
번디교수등의 영입이 추진되고 있다.

수학에서는 영국 왕립협회의미첼 F.아티야회장등이, 화학및 생물에서는
노벨화학상수상장인 영국의 조지포터경과 미국의 생명과학연구소 레로이
후드소장등이 석좌교수로 초청될 예정이다.

초빙연구원은 외국에서 촉망받고있는 중견과학자로 구성되며 세계적인
기초과학자로 육성될 유동연구원은 우리나라 대학의 조교수급과 출연연구소
의 연구원중에서 장래성 있는 젊은 과학도를 뽑아 구성할 예정이다.

과기처는 고등과학원의 연구원을 오는 98년까지 석좌교수 15명을 포함,
총1백65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과기처는 고등과학원 운영을 위해 내년에 정부예산 1백억원, 민간기금
31억원을 확보하기로 했으나 최근 재정경제원과의 협의과정에서 설립타당성
조사명목으로 5억원의 정부예산만 배정받아 차질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번에 김대통령이 고등과학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당초
예정된 예산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과기처는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