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종합과세제의 윤곽이 잡혀 실시만을 남겨두고 있다. 정부와
민자당이 다소 혼란은 겪었지만 결국 ''예외없는 종합과세''를 실시한다는
데 합의를 보고 세부안을 마련중이다.

이에따라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등도 내년부터 실시되는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의 ''예외없는 종합과세''방침이 나온뒤 요동을 쳤던 자금시장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채권 CD CP가 종합과세대상에 포함되면 이들 상품으로
운용되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6일 홍재형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예외없는 종합과세를
발표한 이후 채권값은 떨어지고(금리상승) 주식값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동안 연12%에 머물던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13%대로 뛰어오르고
940대였던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실제로 ''이동된 자금의 위력''
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자금이 이동할 것이란 ''심리적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채권이나 CD CP등에서 자금이 빠져나온다 해도 리스크(위험)가
높은 주식시장을 빼곤 막상 갈곳이 별로 없어 이탈자금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말하고 있다.

때문에 자금시장에선 최근 심리적 요인으로 다소 오른 시중금리가 조만간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의 자금수급예측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우선 경기가 꺾이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대폭 둔화되어 금융기관
자금의 대부분을 걷어다 쓰는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등
자금시장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자금 ''공급''은 비교적 넉넉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당국은 올해 총통화(M2)증가율을 12~16%로 잡아놓고 있다.

목표치를 넘기지 않고 마지노선인 15.9%로 운용한다해도 4.4분기(10~12월)
중 추가로 공급되는 돈은 7조6천억원에 이른다.

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금액이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됐던 지난 93년에 실명제실시로 우려되던 금리상승을
막기위해 4.4분기중 풀었던 자금이 3조원선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기업은행주식공모와 한국통신주식입찰파문으로 콜금리가
법정최고한도인 연25%까지 급등하는 등 심각한 자금파동이 있었을때도
6조6천억원의 자금이 공급되는데 그쳤었다.

한국은행 자금부 박재환부부장은 "올해 총통화공급을 16%선까지 늘리지
않더라도 시중금리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지금추세로 간다면
4.4분기는 물론 내년 1.4분기까지 시중금리가 연12.8~13.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의 전망도 통화당국의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국우대우증권채권부장도 "연13%선을 약간 웃돌고 있는 현재의 실세금리
가 조만간 12%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한다.

증권사관계자들은 특히 이날 회사채발행이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회사채
금리가 연13.24%에서 연 13.13%로 0.11%포인트 떨어진 것이 앞으로의
금리향방을 점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금시장관계자들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종합과세에서 제외되는 5년만기
이상의 채권들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5년만기''를 기준으로 장기채와 단기채사이의 이중금리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채는 비싸지고(금리하락) 단기채는 상대적으로 싸지는(금리상승)
''장저단고''현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