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의 곡물흉작으로 대표적인 국제원자재가격지수인 CRB지수가
초강세를 나타내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 나이트리더사가 농산물을 비롯한 21개 원자재선물시세를 대상으로
산정하는 CRB지수는 18일 전일대비 2.29포인트 오른 244.68로 마감, 지난
90년 8월27일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RB지수는 최근 16개월동안 225에서 240사이를 오가며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 왔으나 지난달말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인 240선이 무너진뒤 이처럼
5년만의 최고기록을 경신하게 된 것이다.

CRB지수 상승세에 불을 댕긴 원자재는 올해 일기불순으로 인해 수확감소
가 예상되는 곡물로, 이날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9월인도분 대두가
부셸당 6.52달러로 거래되며 전일대비 30센트 올랐고 옥수수와 소맥도
6~8센트씩의 상승폭을 보이며 강세를 이어갔다.

곡물 강세의 원인은 주산지인 미국 북부와 중서부평원에서 지난봄 폭우
때문에 파종이 늦어진데 이어 여름에는 폭서를 겪어 올가을 수확량이 예년
보다 크게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여기에다 수확기를 앞두고 서리피해까지 겹쳐 곡물선물시세는 최근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고 이 때문에 전체원자재지수까지 끌어 올리는
상황이다.

CRB지수의 강세와 관련해 나이트리더사의 로버트 하퍼 CRB연구소장은 "과거
이 지수가 물가지수상승을 6개월에서 1년정도 앞서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
되어 왔다"며 강력한 인플레신호로 해석했다.

그러나 메릴린치증권의 선물지수분석 수석연구원인 윌리엄 오닐은 "CRB
지수의 급등에는 선물시장내부의 심리적 요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원유가격만 안정된다면 지난 90년 걸프전이후와 같은
인플레이션사태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