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래시장을 찾는 외국인 보따리상이 올들어 계속 줄고있어 최근
3~4년간 지속돼온 보따리특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20일 평화 신평화 광희시장등의 상인들에 따르면 동대문일대 시장을
찾는 외국인 보따리상의 숫자는 지난해 하루평균 600명 수준에서 최근
400여명으로 30%정도 감소했다.

러시사 동구권국가의 보따리상이 많이 찾는 평화시장의 경우 전체매출중
그들이 사가는 비중이 지난해의 50%에서 최근 30%대로 떨어졌다.

평화시장 의류점인 강원사의 이치병씨는 "보다리상의 숫자도 줄었지만
1인당 구매량도 지난해 20~30벌에서 최근에는 10~20벌로 감소했다"고 털어
놓고 있다.

특히 주로 보따리상을 상대로 장사하는 평화시장 1층 상인들은 매출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러시아 동구권 상인들이 88년 서울올림픽이후 물밀듯이 들어와 보따리
특수를 한껏 누렸던 광희 운동장 평화시장의 가죽제품상가도 최근 이들의
감소로 폐업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

운동장평화시장의 3층 가죽제품매장 총80여개 점포중 현재 10여개의 점포가
텅텅 비어있는 상태다.

이러한 보따리특수의 감소는 러시아 동구권의 보따리상이 가격과 체재비가
더 싼 중국 동남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주여행사의 러시아담당인 윤성식씨는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에서처럼
동구권각국이 보따리상의 반입물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급격히 올려
보따리상들이 물건값이 싼 중국등으로 옮겨가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동평화시장 의류점인 인왕산의 서용득씨는 "중남미 교포상인들이 많이
찾아왔으나 요즘 중남미의 경제사정이 안좋은 영향을 받아 매출이 10~20%정도
줄었다"며 교포상들의 구매물량 측소도 보따리특수의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남대문시장은 보따리상보다 일본인을 중심으로 관광객의 쇼핑수요가
매출증대에 기여해왔지만 잇달은 대형사고로 올들어 관광객수가 전반적으로
감소, 관광객상대의 매출이 전보다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대문시장주식회사의 이재수과장은 "예년 가을같으면 일본학생들의
수학여행으로 남대문시장의 경기가 다소 괜찮았으나 올해는 콜레라확산등으로
관관쇼핑수요를 낙관할수 없다"고 말했다.

남대문 동대문등 재래시장 상인들은 앞으로 가격면에서 중국 동남아의
의류시장과 경쟁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매출의 한 몫을 차지했던
보따리특수가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