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딜러의 승부는 금리예측능력에 의해 판가름난다.

4,5년전처럼 채권시장의 주도권다툼이 치열하지 않을땐 ''감''으로 채권을
운용했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이 늘어 춘추전국시대에 들어선 지금은
0.1%포인트의 금리를 다루는 치밀함이 있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용장과 지장이 부각되고 있다.

한결같이 ''금리분석과 운용의 귀재''로 불리는 차세대 채권맨들이다.

증권계에서는 대우증권 마득락차장(34), 대신증권 윤종은차장(36),
선경증권 백경호과장(34), 동양증권 김병철과장(33)등을 떠오르는
4인방으로 꼽는다.

87년 대우증권에 입사, 8년동안 채권부에 근무해온 마차장은 시류에
쏠리지않는 냉철한 분석가로 이름나 있다.

최대증권사에 근무하는 맏형처럼 채권시장의 미비점을 족집게처럼
지적하는 등 채권시장의 제도및 유통시장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마차장은 사내에서 요구하는 정기.부정기 자료를 포함해 하루에 서너건의
보고서를 작성한다. 주위에서는 정보의 가공능력이 뛰어나고 합리적인
금리예측으로 시장흐름을 읽어내는데 탁월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와대나 재경원등에서 수시로 자료를 요청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신증권 윤종은차장은 채권분석과 운용에 관한한 팔방미인이다.

92년부터 93년초까지 금리가 하락기조를 탈때 채권운용을 잘해 적자규모
1위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대신증권이 자랑하는
재원이다.

최근 석달새에도 과감한 딜링으로 1백억원이상의 수익을 챙기는 수완을
발휘했다.

정보를 취합 분석하고 이를 운용에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이 물흐르듯
매끄럽다고 주위에서 전한다.

그는 운용감각을 익히기 위해선 펀더멘털한 측면(경기 국제수지 통화물가
환율 외국자본유출입 정부정책변경 금융기관간 자금흐름)과 테크니컬한
측면(채권 종목별 종류별 만기별 스프레드분석, 장단기 금리 트렌드분석,
이동평균선분석)에 능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차장은 87년에 입사, 1년동안 지점근무를 한후 줄곧 채권업무를
맡아왔다.

백과장은 과학적인 투자기법을 활용, 후발 선경증권의 채권부를 강화시킨
공을 인정받고 있다.

88년 증권업계(처음에는 한신증권입사, 92년 선경으로 전직)에 발을
들여놓은 백과장은 친화력이 뛰어나고 판단이 신속한 베테랑 채권딜러로
통한다.

그는 채권시장의 제도정비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 7월 재경원관계자와
함께 미국 일본등 장기채권시장을 살펴보고 왔으며 채권시장발전방안
실무위원회에 대우 마차장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차세대 주자의 막내격인 동양증권의 김과장은 다이내믹하게 활동하면서도
판단이 치밀하기로 소문나 있다.

그의 장기는 금리를 예측하기 위해 접근가능한 정보를 모두 취합한다는
점이다. 물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김과장은 초를 다투고 과감하게 베팅하지 않으면 뒷북을 치기 예사라고
딜링의 어려움을 강조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92년 채권쪽에선 처음으로 정보회의를 만들었다
(물론 윤차장도 다른 정보회의를 갖고있다).

격주로 열리는 이 모임에는 삼성생명 대한투신 제일은행등 다양한
금융기관의 자금관련 실무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과장도 92년 금리 대세하락기에 3백억원의 수익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동양증권이 채권에 강하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김과장같이 활발하게
뛰는 실무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익원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