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화학의 권회섭사장이 이 회사주식을 제3자배정방식으로 대량취득
하겠다고 증권관리위원회에 신청해 증권가에 말이 많은 형편.

권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경기화학주식을 55만주가량 매각,
지분을 13.70%에서 4.03%로 줄였다가 사모형식인 제3자 배정방식으로
다시 80만주를 취득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이번 증자가 이뤄지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권사장의 지분율은 다시
19.23%로 껑충 뛰어 올라가게 된다.

경기화학은 지난 7월6일 임시주총을 소집, 이같은 제3자방식의 증자를
결정키로 하고 19일 대량주식 취득신청을 냈는데 증자되는 100만주중
권사장이 80만주를, 경기화학의 비상임감사인 구정모씨와 구씨가 사장으로
있는 달재상사가 각각 10만주씩 배정받을 예정.

권사장은 갖고 있던 경기화학주 54만7,886주를 작년 10월8일부터
최근까지 주당평균 1만1,300원에 꾸준히 매각한후 이번에 10% 할인가격
으로 증자분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차익도 남길 수 있게 된 셈.

이에대해 회사측에서는 93,94년 연속 적자를 내고 유상증자요건을 충족
시키지 못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수밖에 없다고 해명.

경기화학주가는 93년 12월24일 1만8,900원을 정점으로 지난 5월25일
6,430원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최근에는 6만7,000여평에 달하는
부천공장부지의 그린벨트해제기대로 개발이익이 기대되는 회복세로 반전.

특히 대주주의 대량주식취득신청소식이 전해진 20일에는 9,69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증권계에서는 경기화학의 이번 증자방식은 사실상 특수관계자들끼리
증자를 나눠먹는 꼴이 됐다며 증자분의 제3자배정에서 대주주를
제외하는 등의 제도적인 대책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이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