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의 매매회전율은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낮은데도 원인이 있지만 지난 80년대 후반
부동산 투기가 성행할때 맛본 한탕주의가 은연중에 주식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에서 비롯된 부분도 적지않은 듯 싶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은 중장기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고 개인투자자는
단기투자를 많이하게 되는데 수익률 면에서는 중장기투자를 했을 때가 더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외국의 유수한 펀드들은 최소한 5년을 예상하고 투자한다고 하며 어떤
펀드는 2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곳도 있는 정도이다.

채권투자를 했을 경우 한달에 1%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데 비해 주식
투자만 하는 투자자는 이런 정도의 수익률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한판의 투기장세가 그리 쉽게 오지 않는 한 속전속결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시세를 좀 더 길게 보고 위험부담을 보상받는 수준이라고
여겨지는 실세금리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수익률을 착실히 실현시키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정석투자일 것이다.

이렇게 착실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인내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뜸들이지 않은 밥이나 설익은 과일을 맛있게 먹을 수 없듯 주식을
사자마자 차익을 취할 수는 없다.

낚시의 경우에서도 오랜시간의 기다림 끝에 월척을 낚을 수 있는 것처럼
주식매수 후 바로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뿐이다.

철저한 주가분석을 한후에 주식을 매수했다면 일단 소신을 갖고 기다려야
하며 거꾸로 고점이라고 판단해 매도한 후에는 주가가 충분히 빠질 때까지
기다린 후 재매수 시점을 찾는 투자자세가 중요하다.

주가의 파동을 흔히 산과 계곡에 비유하는데 산을 오르듯이 가파르게
주가가 올라갈 때는 작은 조정을 인내하면서 기다리는 전략이 중요하다.

주가가 산꼭대기에서 내려오기 시작할 때도 골짜기에 내려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해야 한다.

그러나 인내심이 없는 투자자라면 산을 오르기 시작할 때 매도했다가
산꼭대기에서 주식을 다시 매수한다든지,산을 내려 올때는 손절매를
잘 했지만 산중턱에서 덜컥 매수해 골짜기까지 끌려 내려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가가 큰 시세의 흐름을 탈 때에는 작은 파동에 연연하지 말고
기다리며 인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