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이 주가관리를 위해 투자신탁에 가입한 자사주 펀드가
1조원에 육박하는등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또 투자신탁을 통하지 않고 직접 자사주를 취득한 금액도 지난해
4월의 제도 도입이후 1조2천억원에 달해 상장기업들이 사들인 자기회사
주식의 2조원을 웃돌고 있다.

22일 증권감독원과 투자신탁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장기업들이
투신사에 자금을 맡긴 자사주 펀드 총액은 모두 9천7백6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또 직접 자기회사 주식을 취득한 금액은 지난해 7천9백5억원,올들어
8월말까지 3천9백46억원등 모두 1조1천8백51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기회사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 펀드에 가입한 회사중 가장 많은 금액을
예탁한 회사는 삼성물산으로 모두 4백억원에 달했고 대우전자가 2백억원,
한솔제지 1백80억원, LG산전 1백50억원, 기아자동차가 1백20억원 등을
투신사에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1백억원이상을 자사주 펀드에 가입한 회사로는 대구은행 광주은행
이 있고 최근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해 물의를 빚었던 동부그룹도 지난 9월초
계열 7개사가 모두 3백억원의 자사주 펀드에 가입했다.

증권계는 자사주 펀드제도가 대주주의 보유물량 처분 등에 악용될 소지가
많은 만큼 증시부양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됐던 이제도를 폐지할 때가 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감독원은 자사주 취득의 경우엔 회사가 주식을 되팔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는 등 보완장치가 있어 내부자 거래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정규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