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논단] 유엔50주년과 한반도 .. 김학준 <단국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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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의 제50차 총회가 현지 시간으로는 9월19일 오후, 한반도 시간
으로는 9월20일 오전 1백85개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열었다.
이로써 국제연합은 창설 반세기를 기록하게 됐다.
우리는 우선 국제연합이라는 범세계적이며 범인류적인 국제기구가 50년
동안 존속해 온 사실을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인류는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이룩
하겠다는 꿈을 안고 1920년 스위스 네바에서 국제연맹을 탄생시켰으나,
회원국들의 탈퇴가 속출해 일찍부터 사실상 무기력해졌다.
그래서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5년10월24일 미국 뉴욕에서
세계평화기구로서의 국제연합을 발족시키면서도 사람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국제연합이 50년의 역사를 헤아리게 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에 상당히 이바지해 왔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 할수 없다.
물론 국제연합은 그동안 유능을 발휘했던 때보다 무능을 보여주었던 경우가
더 많았음이 사실이다.
가까이로는 1991년의 걸프전쟁 때 국제연합은 다국적군의 활동을 통해
중동 지역의 평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또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국제연합 주도 아래서의 평화의 시대"가 왔다는
세계적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몇해 계속되는 보스니아 비극의 경우에 국제연합은 매우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국제연합이 비록 제한된 범위 안에서이나마 세계의 여러 분쟁
지역들에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했고 때로는 평화창출자의 역할을 수행
했음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고 하겠다.
특히 때때로 조직되고 파견됐던 국제연합평화유지군의 역할은 2차 대전
이후에 처음 시도된 역사적 경험이었다.
국제연합의 역할이 전쟁예방과 평화유지에 국한됐던 것은 아니었다.
국제경제와 국제교류 분야에서 수행한 역할 역시 컸다고 할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교육 문화 과학 보건등에 끼친 국제연합의 영향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연합이 창설 50주년과 더불어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으며
따라서 새로운 기대를 받고 있음이 사실이다.
간단히 말해,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의 증진을 위해 국제연합이 훨씬 더
능동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국제연합 안정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의 확대 문제이다.
현재 논의되는 확대안의 핵심은 독일과 일본을 상임이사국으로 받아들여
상임이사국을 7개국으로 늘인다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은 모두 2차대전의 전범국이었다.
전승국이던 소련은 이미 해체되어 없어졌음에 반해, 전범국이었고 패전국
이던 독일과 일본은 폐허 위에서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나 상임이사국의
반열에 올라 서게 되는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에서 역사의 역설을
느끼게 된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국제사회의 일각에서는 "독일과 일본에게 상임
이사국의 자리를 주기는 주되 거부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 특히 일본의 거부권 문제에 관해, 우리로서는 매우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가령 앞으로 한반도통일문제가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회의에 회부됐다고 하자.
이 경우에 일본이 거부권을 가졌다고 생각해 보자.
그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가?
우리로서는 재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미 말이 나왔지만, 우리 한반도는 국제연합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 왔다.
남한이 국제연합에 의해 하나의 신생국가로 출범했고, 또 1950년의 한국
전쟁 때 국제연합의 지원을 받아 공산침략을 물리쳤기에, 국제연합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반면에 북한은 처음부터 국제연합을 배척했기에 비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했다.
그러나 1991년 가을에 남부한은 모두 국제연합에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남한의 경우, 오는 10월쯤이면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돼
보다 더 활발하고 폭넓게 활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남북한이 국제연합을 서로 대화하고 서로 협력하는 좋은 무대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마침 국제연합 창립 50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월24일을 계기로 남한에서는
대통령이, 북한에서는 총리급 고위인사가 각각 국제연합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 좋은 계제가 현재 경색되어 있는 남북관계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 주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기 바란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미 국제연합의 손을 떠난 한반도문제를 다시
국제연합으로 가져가자고 주장하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한반도문제는 어디까지나 남과 북 사이에서 민족자결주의의 원칙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그점을 충분히 인정하면서, 이미 남과 북이 각각 자신의 대표부를 두고
있는 국제연합을 남북대화의 한 통로로 활용하자는 뜻을 강조하고자 할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5일자).
으로는 9월20일 오전 1백85개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열었다.
이로써 국제연합은 창설 반세기를 기록하게 됐다.
우리는 우선 국제연합이라는 범세계적이며 범인류적인 국제기구가 50년
동안 존속해 온 사실을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인류는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이룩
하겠다는 꿈을 안고 1920년 스위스 네바에서 국제연맹을 탄생시켰으나,
회원국들의 탈퇴가 속출해 일찍부터 사실상 무기력해졌다.
그래서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5년10월24일 미국 뉴욕에서
세계평화기구로서의 국제연합을 발족시키면서도 사람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국제연합이 50년의 역사를 헤아리게 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에 상당히 이바지해 왔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 할수 없다.
물론 국제연합은 그동안 유능을 발휘했던 때보다 무능을 보여주었던 경우가
더 많았음이 사실이다.
가까이로는 1991년의 걸프전쟁 때 국제연합은 다국적군의 활동을 통해
중동 지역의 평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또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국제연합 주도 아래서의 평화의 시대"가 왔다는
세계적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몇해 계속되는 보스니아 비극의 경우에 국제연합은 매우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국제연합이 비록 제한된 범위 안에서이나마 세계의 여러 분쟁
지역들에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했고 때로는 평화창출자의 역할을 수행
했음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고 하겠다.
특히 때때로 조직되고 파견됐던 국제연합평화유지군의 역할은 2차 대전
이후에 처음 시도된 역사적 경험이었다.
국제연합의 역할이 전쟁예방과 평화유지에 국한됐던 것은 아니었다.
국제경제와 국제교류 분야에서 수행한 역할 역시 컸다고 할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교육 문화 과학 보건등에 끼친 국제연합의 영향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연합이 창설 50주년과 더불어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으며
따라서 새로운 기대를 받고 있음이 사실이다.
간단히 말해,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의 증진을 위해 국제연합이 훨씬 더
능동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국제연합 안정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의 확대 문제이다.
현재 논의되는 확대안의 핵심은 독일과 일본을 상임이사국으로 받아들여
상임이사국을 7개국으로 늘인다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은 모두 2차대전의 전범국이었다.
전승국이던 소련은 이미 해체되어 없어졌음에 반해, 전범국이었고 패전국
이던 독일과 일본은 폐허 위에서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나 상임이사국의
반열에 올라 서게 되는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에서 역사의 역설을
느끼게 된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국제사회의 일각에서는 "독일과 일본에게 상임
이사국의 자리를 주기는 주되 거부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 특히 일본의 거부권 문제에 관해, 우리로서는 매우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가령 앞으로 한반도통일문제가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회의에 회부됐다고 하자.
이 경우에 일본이 거부권을 가졌다고 생각해 보자.
그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가?
우리로서는 재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미 말이 나왔지만, 우리 한반도는 국제연합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 왔다.
남한이 국제연합에 의해 하나의 신생국가로 출범했고, 또 1950년의 한국
전쟁 때 국제연합의 지원을 받아 공산침략을 물리쳤기에, 국제연합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반면에 북한은 처음부터 국제연합을 배척했기에 비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했다.
그러나 1991년 가을에 남부한은 모두 국제연합에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남한의 경우, 오는 10월쯤이면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돼
보다 더 활발하고 폭넓게 활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남북한이 국제연합을 서로 대화하고 서로 협력하는 좋은 무대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마침 국제연합 창립 50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월24일을 계기로 남한에서는
대통령이, 북한에서는 총리급 고위인사가 각각 국제연합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 좋은 계제가 현재 경색되어 있는 남북관계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 주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기 바란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미 국제연합의 손을 떠난 한반도문제를 다시
국제연합으로 가져가자고 주장하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한반도문제는 어디까지나 남과 북 사이에서 민족자결주의의 원칙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그점을 충분히 인정하면서, 이미 남과 북이 각각 자신의 대표부를 두고
있는 국제연합을 남북대화의 한 통로로 활용하자는 뜻을 강조하고자 할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