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시사특강] 환율변화의 국민경제적 효과 .. 이종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종윤 <한국외국어대 교수. 무역학>

    일본 엔화의 가치가 원화에 비해 상승했을때 우리나라의 수출은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엔화가치가 다시 급속히 하락하기 시작하자 수출감소를 우려
    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자국통화 가치가 다른 경쟁국 통화가치와 비교해 하락하게 되면
    자국의 달러 표시 수출품가격은 경쟁국의 수출품가격보다 하락, 자국의
    수출을 증대시키게 된다.

    자국통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수출이 늘어나는 관계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자국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상품의 달러표시 가격이 떨어져 경쟁국
    통화가치에 비해 하락한 정도만큼 자국의 수출을 더욱 증가시킨다.

    뿐만아니라 이전에는 수출이 되지않던 제품들까지 달러표시가격 하락으로
    수출되기 시작하는등 전체적으로도 수출이 증가하게 되는것이다.

    구체적으로 1달러=700원이던 원화가치가 10% 하락해 1달러=770원이 됐다면
    원화로 표시한 상품가격은 그대로 있는데 달러로 표시한 가격은 하락,
    가격경쟁력이 높아짐으로써 수출이 증대되는 것이다.

    또 제조업에 있어서 수출증가는 시설확장을 가져온다.

    시설확장은 자동차산업 석유화학산업등 장치산업의 경우 생산시설 확대와
    더불어 제품단위당 가격을 크게 떨어뜨리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효과를
    발생시킨다.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이 더욱 높아져 때로는 자국통화의
    가치하락분 이상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선진국으로부터 자본과 기술을 도입,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이때 정부의 보호하에 자국시장을 개척.확대시키는 단계까지는 비교적
    쉽게 발전할수 있다.

    그러나 수출시장에 진출할 정도로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때문에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통화 가치를 하락시키는 방법을 통해
    이 난문을 통과하고 있다.

    자국통화가치의 하락은 당연히 수입상품의 가격을 인상시키게 되므로
    수입억제효과를 발생시킨다.

    뿐만아니라 종전까지 국내생산을 하고 싶어도 수입품과의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어 국내생산을 포기했던 적지않은 산업에 걸쳐 국내대체화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얼마전 통상산업부가 발표한 자본재산업 육성정책은 말하자면 엔고에
    따른 일본자본재의 수입가격상승을 호기로 활용해 가격경쟁이 가능한 품목을
    중심으로 해당 품목의 국내생산을 적극 추진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국통화가치 하락에따른 수출증대및 생산효과는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자국통화의 가치하락에 따른 수입품 가격의 상승은 그 수입품이
    자본재이거나 원자재의 경우 이를 투입해서 만드는 제품의 가격을 상승
    시키는 등 수입국의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초래하게 된다.

    물가상승은 당연히 근로자의 실질소득을 하락시키게 되므로 근로자들은
    실질소득이 하락한 만큼을 회복하기 위해 임금인상 투쟁을 전개하게된다.

    수입상품및 수입관련상품의 가격상승으로 촉발된 물가상승은 토지 건물등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고 이에따라 주택임대료등을 상승시키게 되므로
    근로자의 임금인상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수출증대를 가져온 것은 임금 지대등 생산요소의 달러표시 가격하락의
    효과이다.

    따라서 이 효과는 필연적으로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제자리를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국통화 가치하락에 따른 수출증가,수입억제에 따른 무역수지흑자의
    발생과 이에 따른 통화량 증발은 물가상승을 가속화시킴으로써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유리하고 근로자에게는 불리한 왜곡된 분배구조를 조성시키기
    쉽다.

    나아가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쉽게 부와 소득을 증가시킨 계층이 향략적
    소비수요를 불러 일으킴으로써 이런 수요에 부응하는 비생산적 산업을
    양산시키는 경향도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자국통화의 가치하락에 따른 긍정적 효과인 수출증대및 수입품의
    국내생산유발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부정적 효과인 인플레이션의 가속화및
    이에 따른 분배구조의 왜곡과 비생산적 부문의 확산을 극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치밀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그 대응방향으로 수출증대및 국제수지흑자에 따른 외화유입 증가분을
    통화량증가로 이어지지 않게 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시설투자및 기술.
    기능인력의 양성등 생산능률의 향상을 가져오게 하는 부문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원의 비생산적 활용을 막는 것은 물론 기업이 근로자의
    실질임금 회복을 위한 임금인상 요구를 들어 주더라도 고성능 기계.설비및
    근로자의 기술.기능향상으로 그 이상의 노동생산성 증대를 실현시킴으로써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를 달성할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

    ADVERTISEMENT

    1. 1

      [랜드마크 대 랜드마크] 파격을 짓다…영감을 자극하고 욕망 깨우는 건축

      ‘건물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그 생각의 근원이 신의 계시로까지 연결된다면 너무 나간 것일까? 신의 지시가 아니라 사람의 생각으로, 사람이 다다를 수 있는 지성으로 행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사람이 있다. 인지학의 아버지이며, 발도르프 교육의 창시자이자, 유기농법을 알린 농업자이며, 괴테아눔이라는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이기도 한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다. 직선 버린 설계…영감의 결과물그는 1925년 괴테의 세계관을 연구하는 본부 건물인 괴테아눔을 지으면서 기존 목조건물이 화재로 소실됐지만, 그 슬픔이 새로 짓는 건물에 영적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허위적 목적에 오염되지 않은 지성의 결과물로서 디자인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건물에는 직교하는 직선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콘크리트를 목조 건축물처럼 기둥과 보로 연결하면서도 벽돌 건물처럼 아치를 뒀고, 거푸집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콘크리트 성질을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오직 인간의 지적 영감에 의해 형태가 만들어졌고, 결과적으로 거대한 두꺼비같이 울퉁불퉁한 덩어리를 가진 독특한 건물이 됐다. 그리고 기이해 보이는 형상은 다시 사람들에게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두터운 지붕과 벽체는 내부에 무언가 귀중한 것을 담고 있을 듯한 느낌을 주고, 모양이 다른 창문들은 사람의 보는 눈이 다 다름을 암시하며, 투박한 노출 콘크리트는 원래 그렇게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점잖은 괴물’ 닮은 포스트모던식 건물인간지성의 과정을 통해 기이한 형태를 만들어 내고, 또 그것으로 사람들에게 거꾸로 영

    2. 2

      [김영수의 디코드 차이나] 딥시크 쇼크 1년, 중국의 다음 10년

      “딥시크 R1은 인공지능(AI)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다.”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이 지난해 1월 27일 X에 남긴 말이다. 딥시크(사진)가 챗GPT를 제치고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오른 그날, 엔비디아 주가는 17% 급락했다. ‘딥시크 쇼크’는 미·중 패권 경쟁의 판도가 바뀌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해 4월 이후 미국의 관세 공세에 대부분 국가가 협상 테이블로 향했지만,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놨다. 10월 미·중 회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승리로 평가된다.불과 1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차이나 피크’ 론이 우세했다. 성장률은 둔화했고, 미국의 압박 속 고립은 깊어졌다. 한국에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탈(脫) 중국이 대세였고, 반중 감정은 계속 커졌다. 그래서 ‘딥시크 쇼크’는 더 충격이었다. 경제 모델의 대전환그 이면에는 경제 모델의 대전환이 있었다. 2010년대 중반, 부동산·인프라 투자 중심 성장 모델은 한계에 봉착했다. 경제학자들은 소비 부양을 제시했지만, 중국은 소비 대신 생산을 택했다. 2014년 서방의 대러시아 기술 제재가 계기였다. 2015년 리커창 총리는 “연간 수백억 개의 볼펜을 만들면서도 볼펜 심은 수입한다”고 토로했고, 같은 해 ‘중국제조 2025’ 전략이 발표됐다. 10대 전략 산업의 기술 자립에 국가 역량을 집중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다.‘딥시크 쇼크’는 이 전략이 유효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2024년 글로벌 제조업 부가가치의 30%를 차지했다. 전기차의 72%, 배터리의 69%, 산업용 로봇의 54%가 중국산이다. AI 특허 비중은 60%

    3. 3

      [박재항의 소소한 통찰] 정답 대신 해석의 여지 남기는 광고로

      ‘착하게 살자.’교도소에서 출소한 폭력배의 팔뚝에 새겨져 화제가 된 문신, ‘차카게 살자’의 원형이다. 굳은 갱생의 의지보다는 주로 희화화해 쓰이는 이 문장을 새해 첫 달 한국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BE GOOD.’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 11일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많은 배우들이 이 문장이 새겨진 배지를 의상 위에 달고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여성 르네 굿(Reene Good)을 기리기 위해서다. 이 문구는 한국 뉴스에서 대부분 ‘착하게 살자’로 번역됐다. 완전 오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착하게 살자’라는 문구가 어떻게 쓰여 왔는지 고려한다면 약간 아쉽다. 게다가 ‘BE GOOD’이 나온 맥락을 생각한다면 다르게 해석해 볼 필요도 있다.총격으로 숨진 이의 성(姓)이 ‘Good(굿)’이다. 그럼 ‘굿이 되자’는 해석도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 우파의 대표격이었던 찰리 커크가 작년 9월 피살된 직후, 지지자들은 ‘We are Charlie Kirk(우리가 찰리 커크다)’란 문구를 외쳤다. 그들은 이 문장을 노래로도 만들고, 배지에 새겼다. 같은 맥락에서 굿을 희생자로 추모하고자 ‘BE GOOD’이란 문구를 만들었을 수 있다.배지에 쓰고, 구호로 외치는 이런 문구는 광고의 슬로건이자 카피의 일종이다. 명료한 하나의 뜻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카피가 있는가 하면 여러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 중의적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다. 직접 경험한 광고주 대부분은 장점을 명료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걸 선호했다. 확실한 해답은 자신감과 소비자를 위한 배려일 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