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유명프로라 하더라도 매년 끊임없이 우승을 하기는 극히
힘들다.

"우승만이 전부"인 스포츠세계에서 골프의 기기묘묘한 속성은 "1승의
고지"를 너무도 높고 험하게 만든다.

천하의 톰 왓슨(미국,46)도 지난 87년나비스코대회 우승이후 무승의
계곡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상호(41)가 금년시즌 우승을 못하고 있었다해서 그것이 아주
이상하고,그가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24일 끝난 제15회신한동해오픈 우승이후 최상호가 토해낸
다음 말들을 들어보면 "골프 1승"의 가치가 드러난다.

"뉴코리아CC에서의 한국오픈 3라운드후 나는 95%이상 우승을 확신했다.

3타차리드는 최종라운드에서 1-2언더파만 치면 우승으로 생각했고
후배들보다는 나의 경기운영이 앞선다는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졌고 그것은 충격이었다"

"이번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을 못했으면 내년시즌에서도 헤맬 가능성이
많았다.

나이는 40을 넘었고 후배들은 예년과 전혀 다르게 압박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나날이 커지는 중이었다"

"우승을 못하니까 여유가 없어졌다.

금년에 몇번 역전패 한 것도 우승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서 였다.

집착이 강하니까 몸도 굳어지고 샷이 제대로 안됐다"

그의 가장 "강력한 코멘트"는 "이번에 우승 못했으면 재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얼마나 "심리적 고생"이 컸으면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을까.

그러나 최상호는 이번대회에서 "집착을 집념으로 바꾸며" 최종일의
멋진 역전 드라머를 만들어 냈다.

아마 그것은 한국남자프로골프에서 그만이 할수 있는 "성취"로
볼수 있고 그같은 성취는 "경쟁을 통한 발전"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번대회에서는 최상호의 재기못지않게 최경주(26)의 선전도
무척이나 값지다.

93년프로가 돼 지난해부터 뛰기 시작한 최경주는 금년5월 팬텀오픈
우승으로 일단 "가능성"은 입증했었다.

그러나 "1승이후 사라진 프로들이 얼마니 많았던가"를 감안하면
그의 이번 연장돌입은 그 자신이나 한국골프전체를 위해 대단히
의미있는 "전진"이었다.

특히 최종일에 보기없이 버디4개의 68타골프와 그것도 막바지 17번홀
에서의 버디로 공동선두가 된 것은 "미래의 최경주골프"를 한층 단단히
할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가장 절실히 우승을 해야되는 순간에 집념의 우승을 보여주며
한국골프를 더욱 뜨겁게 만든" 최상호.

그리고 "미래의 한국골프를 향해 희망의 존재를 알려준" 최경주.

이런 양최의 모습은 한국프로골프가 한발 한발 더 발전하고 있음을
나타내 진정 반갑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