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끼리 잘 섞이는지의 여부를 컴퓨터로 확인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고분자분야의 국내 연구개발이 크게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과 조원호교수팀은 이 SW를 최근 개발, 제일모직
화성연구소에서 수행하는 신소재개발에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SW는 연구자가 2개 이상의 고분자를 섞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자할때
혼합대상 고분자의 화학구조 정보만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섞이는 정도
(상용성)를 예측 할 수 있도록 한다.

고분자는 일반적으로 서로 잘 섞일수록 물성이 좋아진다.

섞인 후의 상용성을 미리 알면 실험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연구비용과 시간을 크게절감하게 되는것이다.

상용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 고분자들을 우선적으로 섞는게 연구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교수팀이 개발한 SW는 대상고분자의 종류, 섞는 온도, 조성비등에 따라
달라지는 상용성을 예측, 그래픽으로 알기 쉽게 보여준다.

워크스테이션급 이상에서 돌아가는 이SW는 미국의 세계적인 제약및 고분자
SW업체인 MSI사의 "세리우스2"를활용해 개발했다.

세리우스2는 고분자의 화학구조정보를넣으면 고분자의 성질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조교수팀은 이프로그램을 토대로 고분자 상태방정식을 응용, 여러
고분자가 섞였을때 수소결합처럼 상용성에 영향을줄 각종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SW를 개발한 것이다.

고분자는 세라믹및 금속과 함께 소재의 커다란 줄기를 이루고 있는
핵심재료로 여러 고분자를 합성하거나 섞는 방법을 통해 신소재 개발에
쓰이고 있다.

2개 이상의 고분자를 화학적인 반응을 이용해 합성하는 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상 고분자들을 녹여서 섞는 고분자알로이
제조법이 각광 받고 있다.

가전제품의 하우징이나 자동차내부의 플라스틱류에 쓰이는 ABS수지는
이 기술을 써서 만든 대표적인 고분자알로이이다.

그러나 이기술도 고분자들을 실제로 섞는 실험을 한뒤에야 충격강도
인장강도등 역학적인 성질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어려움이 있다.

적게는 수십가지에서 많게는 수백가지 이상의 실험을 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된 SW는 컴퓨터의 빠른계산속도를 활용, 대상 고분자끼리
잘섞이는지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이같은 연구애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했다.

조교수팀은 이번에 개발한 SW를 이용해 여러 고분자를 혼합했을때의
섞이는 형태(분산도)와 섞어서 만들 고분자알로이의 성질까지 예측하는 SW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MSI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해줄테니 이분야에 대한 공동연구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조교수는 이에대해 제일모직의 자금을지원
받는 연구이어서 힘들다는 답신을보냈더니 MSI사에서 자사의 SW를 싸게 팔고
제일모직에게는 공동연구로 개발할 SW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걸고
회답을 보내와 제일모직측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