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연출가들이 연출한 연극4편이 10월 연극무대에서 한판대결을
벌인다.

오태석씨가 연출한 "로미오와 줄리엣"(23일까지 호암아트홀)을 비롯
채윤일씨의 "영월행일기"(15일까지 문예회관소극장), 김태수씨의
"늙은 창녀의 노래"(11월19일까지 대학로극장), 박계배씨의 "끽다거"
(7~13일 문예회관대극장)가 잇달아 공연돼 관심을 끌고있다.

우리것을 바탕으로한 극적인 재미와 오락성을 강조하는 오태석씨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완전히 새롭게 각색, 무대에 올린다.

문어체 대사를 구어체로 바꾼것을 비롯 의상과 등장인물을 제외한
모든 연출부문에서 우리 연극문법을 도입했다.

연출가 오씨는 맹목적인 갈등구조에 의해 희생되는 순수사랑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갈등구조를 극복하고 화합하는
방안을 세계성과 보편성있게 제시할 계획이다.

신예 이명호(로미오) 주다정(줄리엣)씨와 중견 오현경(신부) 조상건
(몬테규) 정진각(영주)씨가 연기대결을 벌인다.

= 문의 725-8285

연출가 채윤일씨는 "불지른 남자"에 이어 두번째로 중견작가 이강백씨와
호흡을 맞췄다.

"영월행일기"는 긴세월동안 이루지못한 애틋한 사랑, 그리고 자유와
그 자유를 수용하는 인간의 태도를 테마로 한 연극.

줄거리는 인사동의 한 고서점에서 500년전 한글로 쓰여진 동명의 서적을
입수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조로 재연했다.

채윤일씨는 시공을 초월하는 무대를 통해 이러한 주제가 역사속에서
반복되고 있음을 말한다.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배우 김학철씨가 이화영씨와 함께 이루지못한
애절한 사랑의 앙상블을 펼쳐보인다.

= 문의 7604-800

박계배씨가 무대에 올리는 "끽다거"(부제:만해여,만해여)는 죽음을
앞둔 한용운선생을 통해 만해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적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연극적 화두를 던지고있는 작품이다.

"리타길들이기" "꿀맛" "프랭키와 쟈니" "목화마차"등 주로 대중적인
연극을 연출해온 박계배씨가 올해 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으로 준비한
대형극.

이 작품은 또 93년 "상화와 상화", 94년 "아, 이상!"에 이어 세번째로
무대에 올르는 근대사 인물 추적극이다.

연출가 박씨는 앞으로 "김소월" "정지용"의 연극화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상화와 상화"의 작가 최현묵씨가 원작을 썼다.

중견연기인 한명구 이근희 정원중씨등 출연.

= 문의 765-1684

김태수씨의 "늙은 창녀의 노래"는 어느 창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가
송기원씨의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

단순한 직업여성의 얘기가 아니라 순결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케하는
양희경씨의 모노드라마다.

"콘트라베이스"를 통해 특유의 잔잔한 연출을 선보인 연출가는 늙은
창녀의 독백이 주는 무게를 통해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 문의 764-6052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