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를 점령하라"

베트남 경제개발의 무게중심이 기존의 호치민시에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시로 급격하게 옮겨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베트남진출을 꾀하는 기업이나,호치민에서 실패한 기업들은
이제 하노이로 진출하라는 것이 현지 투자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물론 베트남정부가 노골적으로 베트남 경제의 무게중심을 하노이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개발계획방침 개발방식 인.허가절차등을 살펴보면
베트남정부가 하노이를 중심으로 북방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베트남정부는 최근 호아빈발전소의 전력 1천9백50kW(소양강댐의 5배규모)중
일부를 직접 호치민시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는 하노이가 통일주체로서 호치민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쥐고 지배하겠다
는 의미이다.

특히 보 반 키에트총리가 신도시건설및 공업단지건설, 공항시설 현대화등
주요 인프라건설등을 망라한 "하노이 발전계획"을 직접 입안, 이달초에
발표한 것을 외국 상사원들은 이같은 맥락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베트남정부 관리들은 친하노이정서를 갖고 있다.

차관사업및 외국투자사업을 북부 중부 남부에 고르게 분포하는 것을 원칙
으로 하면서도 북부개발을 바란다는 말을 외국투자가들에게 완곡하게 전달
하곤 한다.

작년에 처음 외국기업의 투자규모에 있어서 하노이시가 호치민시를
앞질렀다.

지난해 하노이시에 대한 투자현황은 건수 67건, 총투자액 9억5천8백20만
달러였다.

같은기간 호치민시는 92건 9억2천3백50만달러.

건수에서는 뒤졌으나 투자액에서 앞선 것이다.

이와함께 앞으로 전개될 계획적인 경제개발에서는 북부의 개발잠재력이
큰 것도 하노이의 장점이다.

광동 곤명등 중국및 라오스와 1천5백여km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고 인구
가 3억명에 달해 구매력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특히 베.중 양국은 간단한 서류만으로 통관을 허용하는등 국경무역을
제도적으로 활성화시킬 계획이어서 그 가능성을 훨씬 높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