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결국 놀고 먹는 것 아닙니까" 김태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공사노조간부와의 대화중 한 말이라고 한다.

한국관광의 중심기관장의 관광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니 다른
부처관계자와 일반인들의 관광에 대한 인식은 알만하다.

김영삼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열린 관광진흥촉진대회에서 관광산업을
21세기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대책을 발표, 관광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통령이 이 대회에 최초로 참석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했던
관광인들은 기대이상의 발언에 귀를 의심했다.

대통령의 연설이 때이른 "선거공약"이 아닌가 못미더워 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만큼 그동안 우리정부와 일반국민간에 관광산업에 대한 부정적인식이
만연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관광시설의 확충과 다양한 상품개발보다 관광산업발전에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모두의 관광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김욱균아주관광전무의 말처럼 관광자원이라곤 문화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관광산업에 대한 애정을 가지지 않으면 외국인이 와서 구경할만한
볼거리가 창출될수 없기 때문이다.

이튿날인 28일 한국관광공사 10층에서 열린 공사 국감현장. 국민회의의
채영석의원이 김태연한국관광공사사장을 다그치고 있었다.

"김대통령이 관광진흥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발표했는데 사전에 이를
알고 있었읍니까"김사장은 이에대해 꿀먹은 벙어리처럼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렸다.

채의원이 다시 호통을 쳤다.

"관광공사 사장도 모르는 관광정책이 나올수 있습니까.

주먹구구식 발표 아닙니까" 모든 국회의원과 국민들은 한국관광공사가
우리나라 관광의 모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김사장이 답변을 못한 것처럼 한국관광공사는 중요한 관광정책의
결정등에서 소외돼 있다.

한국관광의 또 하나의 맹점은 이같이 정부와 관광공사 관광업계가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진흥10개년계획수립에 앞서 관광사업을 책임지고 챙길 중심축부터
똑바로 세워야 한다는 최태광경원대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이유이다.

< 노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